조건 없는 ‘비핵화 합의’ 공동선언 이뤄질까
한반도 상황 긍정적 변화 기대감 커져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 중인 남북정상회담 오후 일정이 시작된 가운데 전 세계의 관심은 잠시 후 발표 예정인 공동선언문에 조건 없는 비핵화 합의가 담길지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오후 일정이 4시 30분부터 재개됐다.

 

청와대는 두 정상이 이날 오전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 구축·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솔직한 대화를 했다면서 남북이 공동선언문 문구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것은 두 정상은 오후 회담 후 발표할 공동선언문에 비핵화를 위한 합의가 담길지 여부다.

 

특히 이번 회담 목적이 과거 2차례의 ‘경제협력’을 위한 남북정상회담이 아니라 ‘북미대화를 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주요 외신은 김 위원장이 1953년 한국전쟁이 끝난 후 한반도를 분단시킨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국에 발을 들여놓은 최초의 북한지도자라는 점을 언급하며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을 평가했다.

 

교도통신은 김 위원장이 “대통령께서 우리 때문에 NSC에 참석하시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셨겠다”고 말하면서 “대통령께서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고 웃으면서 말했다고 전하며 지난해까지 반복한 탄도미사일 발사 등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올 3월 방북한 대북특사단에도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면서 회담 후 발표할 공동선언문에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합의 내용을 담을지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파견한 대북특사에게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가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단계적이고 보조를 맞춘 조치를 취하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조건’부 비핵화라는 비난을 받아 왔다.

 

NHK는 북한이 스스로를 핵보유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의지 공동선언을 하면서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지에 귀추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지난 20일 당중앙위원회 총회에서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등을 표명했지만 핵무기 폐기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2007년 10월 이후 10년 반 만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잠시 후 공동선언문 발표 후 6시 반부터 부부동반 만찬을 예정하고 있다.

 

이날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김 위원장 부인인 리설주 여사가 판문점을 방문하는 가운데 주요 외신은 “북한 최고지도자가 한국 땅을 밟는 것도, 부부동반 만찬도 처음”이라며 한반도 상황이 긍정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를 내비쳤다.

 

miyuki@seoulwire.com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