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K그룹

[서울와이어 유수정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보텀라인(이하 DBL) 경영’의 토대가 되는 사회적 가치 측정 시스템의 운영을 본격화하며 이를 공식화했다.

 

SK는 21일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17개 주요 관계사가 2018년 한 해 동안 창출한 사회적 가치 측정결과를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일반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는 그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역설해온 ‘사회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측정한 첫 결과다.

 

최 회장은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될 수 없다”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하며 사회적 가치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SK그룹 관계사들은 분기별 실적 발표나 지속가능보고서에 기재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 측정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 구체적인 금액으로 계량화 한 사회적 가치 측정 시스템을 구축해 올해부터 기업과 임직원들의 핵심평가지표(KPI)의 절반을 이 숫자로 반영하기로 했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사회적 가치)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린동 사옥에서 개최한 설명회에서 “SK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이유는 기업이 경제적 가치와 마찬가지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지표와 기준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가치란 기업 경영활동 등을 통해 일자리 부족이나 환경오염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한 성과다. ‘DBL 경영’이란 재무제표처럼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로 환산해 관리하는 것이다.

 

측정은 ▲기업 활동으로 창출한 이익을 고용과 세금 납부 등으로 경제에 이바지하는 ‘경제간접 기여성과’ ▲친환경 제품 개발 등으로 발생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비즈니스 사회성과’ ▲지역 사회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창출하는 ‘사회공헌 사회성과’ 등을 금액으로 환산해 계량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SK이노베이션은 경제간접 기여성과 2조3000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1조1884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494억원을 각각 창출했다.

 

SK텔레콤은 경제간접 기여성과 1조6000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181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339억원을 창출한 것으로 평가됐다.

 

SK 측은 제품·서비스 관련 사회적 가치까지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최초라는 입장이다. 그간 글로벌 화학기업인 바스프 등 일부 기업이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공표했지만 시스템을 구축한 바는 없다.

 

향후 SK는 사회적 가치를 사회에 확산시키는 것으로 측정체계를 개선하고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은 이번 가치 측정과 관련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목표를 정해 모자란 부분을 개선할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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