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2018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

 

[서울와이어] 역사적 정상회담에 대해 뒷말이 많다. 그것 또한 일부러 막을 수는 없다. 그런데 도를 지나친 해석을 내 놓기도 해 민망스럽다. 왜들 그럴까. 사촌 땅 사면 배 아프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잘 하면 잘하는대로, 못 하면 못하는대로 평가해 줄 수는 없을까. 잘하는 것도 나무라는 것은 옳지 않다.

30년간 기자생활을 하면서 가장 뿌듯한 기억이 있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있었다. 노벨평화상 시상식만 스톡홀름에서 열리지 않고 노르웨이에서 열린다. 나도 청와대 출입기자단 풀기자로 참석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시상식이 열렸다. 그때의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을 보면서 그때를 떠올렸다. 예단할 수는 없지만 남북이 평화의 길로 나아가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지명받을 것 같다. 꼭 그랬으면 좋겠다. 나만의 바람이 아닐 것이다. 여기에 북미 정상회담도 성공한다면 트럼프까지 세 정상이 공동수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쇼로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반응을 보자. 제1야당의 대표라는 점을 감안해도 너무 나갔다는 생각이 든다. 무조건 반대는 표를 잃는다.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오죽하면 홍준표를 팔지 않겠다고 할까. 전혀 득표에 도움이 안 된다는 뜻이다. 홍 대표의 한계로 볼 수밖에 없다.

홍 대표는 판문점 선언이 나오자마자 “김정은과 문재인 정권이 합작한 남북 위장 평화쇼에 불과했다”면서 “북의 통일전선 전략인 ‘우리 민족끼리’라는 주장에 동조하면서 북핵 폐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김정은이 불러준대로 받아 적은 것이 남북정상회담 발표문”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어 “참으로 걱정스럽다”면서 “대북문제도 대국민 쇼로 일관하는 저들이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도 별반 다르지 않다. 남북정상회담을 깎아내렸다. 나 의원은 혹평이 쏟아지자 글을 수정하는 해프닝도 벌였다. 나 의원은 "어처구니가 없다.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이 막연히 한반도의 비핵화만을 이야기했다"며 "진보적인 미국의 뉴욕타임스도 판문점 선언에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부족했다고 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난이 빗발치자 "어처구니가 없다" 등 직설적 표현을 삭제하고 "남북 정상회담의 진행모습은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부분이 있었다" 등의 내용으로 고쳤다.

남북정상회담은 남북한 8000만명을 비롯, 전세계가 지켜 봤다. 그것을 쇼라고 할 수 있을까. 색안경을 끼고 보면 그렇게 밖에 보이지 않는다. 세계 언론 역시 김정은에 대해 재평가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 야당도 무조건 반대만 일삼는 풍토에서 벗어나야 한다. <글 : 오풍연 오풍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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