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원 기아 타이거즈 대표이사.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홍보맨' 이화원 신임 대표이사는 기아 타이거즈를 위기에서 구출할 '슈퍼맨'이 될 수 있을까.

기아 타이거즈가 안팎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이화원 구단 대표의 역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야구를 모르는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다.

기아는 올해 역대급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22일 현재 16승 31패로 10개 구단 가운데 '꼴찌'를 달리고 있다. 승률은 0.340%로 최근 10년간 가장 낮다. 2010년 이후 기록한 가장 낮은 승률은 2013년 기록한 0.408%로 4할은 됐다. 지난해 승률은 0.486% 수준이었다. 

지금의 기록은 불과 2년 전 KBO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거둔 팀이라고 볼 수 없을 만큼 초라하다. 이대로라면 포스트시즌 진출도 실패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2016년부터 3년 연속 이어온 위상이 깨지는 셈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기태 감독이 지난 16일 공식 사퇴했다.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4대 7로 패하며 5연패의 수렁에 빠진 15일 이 대표를 만나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는 박흥식 2군 감독을 급작스레 감독대행으로 선임했다. 올 시즌까지 박 감독대행 체제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가뜩이나 성적도 시원찮은데 내부 분위기까지 흉흉해졌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이 대표에게 화살을 돌리는 분위기다. 이 대표가 프런트 최고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과연'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다.

이 대표는 야구 팬 입장에서 보면 전형적인 '낙하산'이다. 현대기아차그룹 홍보1실장, 현대모비스 홍보실장을 역임한 홍보 전문가로, 곧장 기아타이거즈 구단 대표이사로 내려왔다. 홍보에서는 실력이 뛰어날 지 몰라도 야구에 있어서는 비(非) 전문가다. "야·알·못(야구를 잘 알지 못한다는 뜻의 줄임말) 대표"라는 비아냥도 들린다. 

특히 전임 허영택 대표가 부단장, 단장을 거쳐 2017년 통합우승을 이끈 후 대표로 승진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차이가 있는 인사라는 평가다. 

'야구 광팬'을 자처한 재계 관계자는 "사실 낙하산 인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다만 허영택 전 대표의 대표 승진 과정이 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모범사례'로 불렸던 만큼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시즌이 시작된 다음 뒤늦게 합류했다. 구단은 이 대표를 선임하면서 "선수단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기대한다"고 밝혔으나, 이미 경기에 매진하고 있는 선수들과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지는 미지수다.

한 스포츠산업 관계자는 "비전문가로서 구단의 장기적 로드맵을 수립하는 등 대표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의 위기에서 (이 대표의) 역할을 기대하긴 힘들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

한편 이화원 대표는 강릉고와 강릉대를 졸업하고 1988년 기아자동차에 입사, 이후 현대기아차그룹 기획조정실·경영혁신기획단·경영관리단 등에서 근무했다. 이후 홍보기획팀장과 홍보1실장 등을 거쳐 지난 2017년부터 현대모비스 홍보실장으로 재직했다. 스포츠 쪽으로는 현대모비스 피버스 농구단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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