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중앙정보부 6국 터(위), 기억6 조감도 (아래) | 서울시
 
[서울와이어] 서울시가 군부독재 시절 고문수사로 알려진 남산 예장자락의 '중앙정보부 6국' 자리에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를 기억하고 돌아보는 공간을 조성한다고 15일 밝혔다.

서울시는 이 공간을 '중앙정보부 6국'을 의미하는 '6'과 부끄러운 역사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기억하자는 <기억6>으로 2018년 8월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중앙정보부 6국' 건물은 최근까지 서울시 남산2청사로 사용되다가 작년 8월 지하를 제외한 지상부는 모두 철거됐다.

'중앙정보부 6국'은 군부독재시절 국내 정치사찰, 학원사찰을 담당했던 국가기관이다. 1995년 안기부가 이전하면서 서울시가 소유권을 매입, 이후 서울시청 남산 제2청사로 사용했다.

<기억6>은 인권을 주제로 한 빨간 우체통 모양으로 거대권력에 의한 폭력이 이뤄졌던 고통의 공간이었던 이곳을 '소통'의 공간으로 회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시실 지하에는 과거 '인민혁명당 사건'과 '민청학련 사건(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국가변란기도사건)' 등에 대한 수사와 고문이 이뤄졌던 취조실(고문실)이 재현된다. 실제 취조실이 있었던 '중앙정보부 6국' 건물 지하공간(2개실)을 정밀 해체한 뒤 전시실 지하에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전시실 1층에는 자료 검색이 가능한 아카이브와 다큐멘터리 등 영상을 상영하는 프로젝터 등이 설치되며, 시민들이 엽서에 적은 메시지를 빔 프로젝터를 통해 내부벽면에 표출하는 전시도 진행한다.

▲ 기억6 기둥의 의미 | 서울시
 
광장에는 작년 8월 해체한 건물 잔해를 활용해 6개의 기둥이 세워진다. 각 기둥에는 고통의 역사를 기억하고 다시는 반복하지 말자는 의미를 담은 문구가 새겨진다.

시는 옛 '중앙정보부 6국' 건물의 철거‧활용에 대한 수년간의 논의 끝에 작년 3월 '해체 후 재구성' 하기로 결정하고, 2016년8월~2017년4월에 걸친 기획회의, 기초자료 조사, 인권 전문가 자문, 고문 피해자 인터뷰 등을 통해 공간 조성의 방향을 마련했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고통의 역사를 감추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 기록하고 창조적으로 재구성해 시민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되돌리는 것이 어두운 역사를 치유하는 일”이라며 “<기억6>이 권위적이고 폐쇄적이었던 공간을 시민들에게 돌려주어 우리 역사를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와이어 김 민 기자 min@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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