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재용‧ 신동빈 시대가 열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년 만에 삼성그룹의 총수(동일인)를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변경했다. 롯데그룹에 대해서도 한정후견인 개시 결정이 확정된 신격호 명예회장을 대신해 신동빈 회장을 총수로 지정했다. 사실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은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왔지만 부친의 그늘에 가리워진 측면도 있었다.

둘은 비슷한 면도 없지 않다. 구속 경험이 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신 회장은 현재 구속돼 수감 중이다. 이건희 회장은 4년째 거의 의식이 없는 상태고, 신격호 명예회장 역시 노령 등으로 경영활동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런 점을 감안해 그룹 총수를 지정했다고 볼 수 있다.

삼성은 세계적 기업이다. 분기이익이 15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대한민국이 자랑할 만하다. 그러나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경제에 이바지한 점은 인정하지만, 정작 국민을 위해 한 일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사회공헌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 부회장이 총수로서 풀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세계 1등 기업이 되면 무엇 하겠는가.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함께 받아야 한다. 삼성이 잘한 점이 더 많겠지만 국가의 혜택을 받은 점 역시 부인할 수 없다. 특혜 얘기가 나오는 대목이다. 승계 과정도 석연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1등 기업이라면 1등 기업답게 의무를 다해야 한다. 삼성은 지금보다 더 투명한 경영을 해야 한다.

이 부회장도 빌 게이츠를 본받으라고 권하고 싶다.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명인 빌 게이츠는 거의 전재산을 내놓다시피 했다. 반면 삼성은 내놓는다고 약속한 재산마저도 다 내놓았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런 사실이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삼성이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롯데도 짠 기업으로 소문나 있다. 아들이 롯데그룹 계열사에 다니고 있다. 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재계5위 기업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직원들에게 너무 가혹하다. 비용을 줄이려고 그러겠지만, 인건비만 줄이라고 닦달한단다. 롯데는 전체적으로 임금도 낮은 편이다. 거기다 인건비를 더 줄이라고 하니까 회사를 못 다니겠다고 아우성치는 직원들이 많다는 귀띔이다.

신 회장은 롯데의 이미지를 바꿀 필요가 있다. 짠 기업 이미지로는 더 성장할 수 없다. 통큰 경영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나름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에 대해서는 평가가 갈리고 있다. 형제간 분쟁도 풀어야 할 과제다.

대한민국 재벌 총수들. 존경받는 기업인은 거의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제 우리 경제도 커질 만큼 커졌다. 그에 걸맞는 총수가 나왔으면 한다.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이 새로 총수 대열에 합류했으므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기 바란다. <글 : 오풍연 오풍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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