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실수 인정 반면 CA 부정행위 전면 부인
페이스북, 저커버그 증언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 넘겨
영국 데이터 분석회사 CA, 고객·거래처 끊기며 폐업 결정

8700만명 페이스북 이용자의 개인정보 유출 파문으로 심판대에 선 페이스북과 영국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각기 다른 결말을 맞았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지난 미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에 고용됐던 영국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2일(현지시간) 파산 신청을 했다고 AFP통신과 BBC 등이 보도했다.

 

CA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 몇 개월 간 근거 없는 의혹과 비방으로 회사가 큰 타격을 받았다”며 “사업 지속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폐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즉각 업무를 중단하고 영국과 미국에서 파산 절차를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19일 CNN머니 등 주요 외신은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 연계된 CA가 8700만 명의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이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사실을 처음 보도한 뉴욕타임스와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이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CA 설립에 관여돼 있다며 “유권자 성향을 분석한 데이터를 제공해 선거전에 활용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트럼프 캠프가 선거전에서 CA 데이터를 활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문이 일자 자신들의 관리 범위가 아니라며 책임을 부정했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며칠 후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 실수를 범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후 저커버그가 미 의회 상원 증언을 통해 반성의 뜻을 나타내며 강도 높은 보안 대책을 내놓자 추락하던 주가가 4.5% 급등하는 등 최근 2년래 최대 수준의 주가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5일에는 올 1분기 매출이 119억7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은 1.69달러라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5%가까이 증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페이스북 정보유출 파문 이후 부정행위를 부인해 온 CA는 사실상 모든 고객과 거래처가 빠져나가며 돈줄이 마른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건 조사가 마무리된 후 CA에 엄청난 벌금과 제재가 가해질 것으로 예상한 고객들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폐업을 결정한 CA는 여전히 언론 보도가 고객 이탈로 이어졌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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