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신동호 기자]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 중 가장 큰 약점은 코리아디스카운트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가 실제보다 저평가되고 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중 하나는 남북 대치로 대변되는 불안정한 지정학적 위협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의 연구보고에 따르면 ‘메이드인 코리아’의 이미지 부족으로 제품 수출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국가브랜드 가치는 경제 규모 대비 76%에 불과한 1조920억달러로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한국산 제품도 실제 가치보다 9.3% 할인돼 수출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국가브랜드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하려면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별로 선진 브랜드 구축이 고르게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TV]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보여준 안전한 한반도의 이미지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 브랜드가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국가신용등급이 올라가는 등 엄청난 실익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국제신용평가사들은 북한 문제 때문에 한국을 실제보다 1등급 정도 더 낮게 평가하고 있다.  무디스와 S&P는 한국을 상위 세 번째 등급 Aa2와 AA로, 피치는 이보다 한 단계 낮은 상위 네 번째 AA- 수준의 국가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이 보여준 하나된 한반도의 이미지는 국가 신용도 향상의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주식시장에 비해 20~40% 가량 저평가 되었다는 한국주식시장도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후 첫 거래일인 4월 30일(한국시간) 뉴욕시장에서 한국의 부도 위험 지표인 국채 5년물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도 지난 9월보다 30% 가까이 떨어졌다고 한다.

국가브랜드가치가 높다고 국가가 기업처럼 직접적인 매출을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가브랜드가치가 높으면 국가에 속한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많은 도움이 된다.

높은 국가브랜드가치는 국가의 후광 즉 원산지효과(원산지효과(Effect of the Country-of-Origin). 제조국의 이미지가 제품에 대한 고객의 인식 및 태도에 끼치는 영향)는 국가에 속한 브랜드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어 준다.

원산지 효과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은 이탈리아 명품브랜드들이다. 이탈리아는 오랜 기간 장인이 만들고 가업을 이어서 역사와 전통이 있는 패션브랜드들을 만들어 오고 있다. 이뿐 아니라 세계의 패션중심에는 이탈리아 디자이너들이 차별화되고 개성이 넘치는 디자인들로 인해 그 가치를 높이고 있으며 국민들 또한 패션에 관심이 많고 개성 넘치는 패션리더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인하여 우리나라에도 많은 이탈리아 명품브랜드들 구찌, 프라다, 돌체앤가바나, 토즈, 베르사체, 펜디, 페레가모, 조지아르마니 등 이름만 들어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브랜드들이 국내에서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패션을 대표하는 국가인 이탈리아에서 만들었다는 Made in Italy라는 제조국 원산지표시가 브랜드와 함께 상승작용으로 플러스되어 브랜드에 영향을 주면서 소비자들에게 무한신뢰를 준다. 물론 브랜드의 글로벌정책을 통해 비용절감적인 측면에서 실제 만들어지는 국가는 이탈리아가 아닌 경우도 있지만 Made in Italy라고 하는 원산지표시는 소비자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비용절감측면에서 원산지를 무시하고 자국보다 생산원가가 저렴한 아시아나 남미 등에서 제조되어 오히려 기존의 브랜드 가치나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브랜드도 있었는데 캐논의 경우 자국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1/10정도의 생산비용 절감을 이유로 중국에서 생산하다가 브랜드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와 가치를 생각하여 결국에는 다시 자국으로 돌아간 케이스이다.

기업의 경영전략측면에서 자국이 아닌 인건비라든가 기업유지비용이 덜 드는 중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제조공장을 이용하는 전략을 취하다가 생산국가의 품질력이나 이미지, 기업의 제품브랜드이미지를 고려해서 다시 본국으로 유턴하는 기업들이 많이 늘고 있다.

특히 일본 경우 현지의 기업환경, 환율, 자국의 유리한 기업환경정책 등을 고려해서 파나소닉, 캐논, 혼다자동차, 닛산자동차 등이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준비를 하고 있다.

본국으로 유턴하는 데는 여러 가지 경영상의 이유가 있겠지만 브랜드관점에서 기업이나 제품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하여 Made in china보다 made in japan이 품질이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더 신뢰를 줄 수 있는 원산지효과 즉 브랜드이미지를 높이는데 유리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이 충실하게 이행되고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된다면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가치는 더욱 높아져 “코리아 프리미엄”을 충분히 누리게 될 것이다.
기업의 경제는 곧 국가의 경제다.

대한민국의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높여가는데 국가가 할 수 있는 많은 일들 중에서 국가브랜드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과 관리가 필수적인 요소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신동호 브랜드 전문기자 branding@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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