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닛산-미쓰비시 합류 시 폭스바겐 제치고 1위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이탈리아와 미국의 합작사 피아트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FCA)가 프랑스 르노에 합병을 포함한 광범위한 제휴 협상을 제안할 방침이라고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협상 관계자를 인용해 “빠르면 27일 FCA가 르노에 경영 통합을 공식 제안할 것”이라며 “르노와 협력관계가 체결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통합이 이뤄진 후에도 르노와 연합 관계인 일본 닛산자동차와 미쓰비시자동차와 기존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25일(현지시간) FCA와 르노의 제휴 협상 가능성을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FCA가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에 합류하는 것도 하나의 가능한 방안”이라며 “양측이 제휴 합의에 도달할지는 미지수지만 조만간 성사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FCA와 르노 측은 제휴 협상에 대해 코멘트 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FCA가 르노-닛산-미쓰비시 3사 연합에 합류할 경우 세계 최대 자동차 연합이 탄생하게 된다며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FCA의 세계 판매 대수는 484만대(8위)로 르노와 경영 통합할 경우 판매 대수는 2사 합계 872만대가 된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의 판매 대수(1075만대)를 더하면 연간 판매 대수는 1559만대로 일본 도요타자동차(1059만대)는 물론 1위인 독일 폭스바겐(1083만대)을 제치고 1위에 등극하게 된다.

FCA와 르노의 제휴 협상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재편 가능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WSJ은 FCA가 르노에 제휴를 제안하는 것은 “위기를 맞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강점을 가진 기업이 손을 잡아 자율주행·전기자동차 등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의미로 풀이된다.

FCA는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의 취약점인 고급차 분야에서 마세라티와 알파로메오 등 유수의 브랜드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지프(Jeep) 등은 북미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 시장 의존도가 높은 르노와의 보완 관계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미국 알파벳 계 웨이모와 제휴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FCA가 르노와 제휴해 1500만대 규모의 연합이 실현되면 자율주행이나 전기차 분야에서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사망한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FCA 최고경영자(CEO)는 GM에게 합병을 제안하는 등 규모의 확대를 통한 효율화를 지향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이 FCA에 합병을 제안해 제휴 확대 방안을 논의한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마이크 맨리 CEO도 타사와의 제휴·합병에 적극적이다. 맨리 CEO는 지난 3일 실적발표 후 전화 회견에서 “앞으로 2~3년간 다양한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FCA는 적극적으로 움직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닛산에 경영 통합을 제안한 르노는 6월 말 열리는 닛산 정기 주주총회 후 닛산에게 자본 관계 재검토를 요구할 전망이다. 

르노-닛산-미쓰비시 3사 연합을 둘러싼 주도권 쟁탈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FCA와 르노의 제휴 협상은 르노와 닛산의 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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