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제3 인터넷은행 선정이 하반기로 미뤄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키움·토스뱅크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모두 불허했다. 금융권에서 가장 낮게 점첬던 시나리오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당혹스럽다"고 표현했다.

최 위원장은 3분기에 다시 예비인가 신청 절차를 밟겠다고 했으나 시장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각종 규제로 인해 인터넷전문은행의 매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주요 이유다.

사실 이번 예비인가 역시 '흥행' 보다는 '실패'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당시 네이버, 인터파크 등 유력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지난 3월말 예비인가 신청 접수를 한 기업은 키움뱅크·토스뱅크·애니스마트은행 등 3곳뿐이었다. 

업계는 일찍이 "현재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이 완화되지 않은 이상 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을 보일 ICT 기업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정부가 ICT 기업에 한해 '10%→34%'로 지분율을 확대해줬지만, 34%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현행법상 최근 3년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을 받은 경우에는 한도초과보유(지분 10% 이상) 주주가 될 수 없다. 

문제는 대부분 기업이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다는 점이다.

1·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KT(케이뱅크)와 카카오(카카오뱅크) 역시 이 법에 발목 잡혀 대주주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인터넷은행의 본격적인 영업에 필수적인 빅데이터 활용 등에 대한 규제는 여전히 풀리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엄격한 심사 기준을 넘어 제3 인터넷전문은행 타이틀을 거머쥐어도 현재로서는 성공 여부를 높게 점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금융당국은 오는 3분기로 예정된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에서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최종적으로 인터넷은행 인가 신청 과정에는 참여 안 했지만, 관심을 보인 기업들이 많았다"며 "인가 신청과 심사, 인가 과정에서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가에서 떨어진 키움증권(키움뱅크)과 토스(토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 여부에 대해 확답을 미루고 있다.

키움증권은 "내부 논의를 거쳐 향후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의 재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스 역시 "현재로서는 (재도전 의사를) 밝힐 단계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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