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캡처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라돈 검출' 논란에 휩싸인 대진침대가 알맹이 빠진 사과문만 남긴 채 홈페이지를 잠정 폐쇄했다.
 

4일 대진침대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저희 제품을 사용하고 계신 소비자분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최대한 빠른 시간 내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국가 공인기관에 조사를 의뢰 중이다.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회사의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대진침대 공식 홈페이지는 현재 사과문만 보일 뿐 폐쇄된 상태다.

앞서 3일 SBS는 "대진침대 일부 모델에서 실내 주택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라돈이 측정됐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제품들에는 희토류로 원석을 곱게 간 ‘음이온 파우더’가 들어있었다. 이 음이온 파우더에서 라돈 기준치 200Bq/㎥보다 18배 높은 3696Bq/㎥의 라돈이 검출된 것이다.

라돈은 자연에서 나오는 천연 방사성 물질로, 세계보건기구와 미국환경청은 라돈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라돈이 호흡을 통해 몸안으로 들어가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진침대의 사과문 발표에도 소비자들의 원성은 더욱 높아지는 모양새다. 알맹이가 빠진 게 문제다.

한 네티즌은 "팔려나간 것에 대해 어떻게 하라는 지침도 없다. 최소한 피해 방지 요령 정도라도 알려주는 게 도리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네티즌은 "폐기만 하면 단가? 판 것들을 전량 환불조치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전화 연결이 잘 안 되는 점을 지적한 네티즌도 다수다. 8년간 해당 제품을 썼다는 네티즌은 "전화도 안 받고, 궁색하게 위기만 모면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업계에서는 한때 국내 침대시장을 호령했던 기업의 무책임한 행보가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대진산업은 1959년 설립된 국내 최초 침대전문업체로, 1990년대초까지 에이스침대와 국내 침대시장을 양분하며 침대 명가로 불렸다. 하지만 오너 2세인 신승호 대표가 경영을 맡으면서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2002년 '썰타' 브랜드를 에이스침대에 내어준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2000년대 이후 150~2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다 지난해 63억원대까지 떨어뜨렸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안전과 관련한 위기 상황일수록 오너가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한때 침대 명가로 불린 기업의 미숙한 대처가 그저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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