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회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북일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일본에 대해 전폭적 지지를 표명했다.

미일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는 조기에 성과를 내기 위해 논의를 가속하기로 합의했지만 무역 불균형 문제는 반드시 시정하겠다며 강한 압박을 가했다.
 

일본의 새 연호 ‘레이와’(令和) 시대 개막 후 처음으로 국빈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후 도쿄 모토아카사카(元赤坂)에 위치한 영빈관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 기자 회견에 나섰다.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회담은 11번째로 이번 회담은 45분간의 단독 회담 후 관계 각료를 포함한 1시간 15분의 확대 정상회담으로 이뤄졌다. 이어 35분간의 오찬 모임이 이어졌고 기자 회견 역시 40여분간 진행됐다.

아베 총리는 미일의 강한 동맹 관계를 재차 강조하며 “진정한 글로벌 파트너로서 국제사회에서 평화와 번영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일 동맹은 이 지역 번영의 초석”이라며 화답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미일의 입장은 완전히 일치한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일 정상회담은 아직 확실히 정해진 바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강력한 지지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전적으로 지지한다.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일 무역협상과 관련해 아베 총리는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형태로 조기에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다른 듯하다. 

NHK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미일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겠다고 강조하며 “조기에 무역 불균형을 시정해야 하며 8월에 큰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 부(副)장관은 “8월 (합의) 발표와 관련해 합의한 것은 전혀 없다”며 관련 보도를 부인했지만 일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동맹을 강조하면서도 무역 문제에서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는 양국이 무역협상을 둘러싸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농산물 관세 수준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수준으로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이미 탈퇴한) TPP와 관계없다며 일본을 견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최근 1개월간 일본 기업의 대미 투자가 10억 달러 증가했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전 세계에서 미국 경제에 가장 공헌하고 있는 것은 일본 기업”이라고 이해를 촉구했다.

지난 1일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의 첫 국빈인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공동성명은 무역협상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일본 정부는 다음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방일할 예정이라며 기대를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오전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横須賀) 미군기지를 방문해 이즈모급 호위함 ‘가가’에 승선한 후 오후 일본을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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