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중립국·김정은 이동거리 등 감안 최종 낙점
2015년 중국-대만 양안 정상회담 개최 등 성공적 외교 행사 개최 큰 점수
샹그릴라 대화 열리는 ‘샹그릴라 호텔’ 가장 유력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한다고 밝힌 가운데 2015년 양안 정상회담이 열렸던 샹그릴라 호텔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한다고 트위터에서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평화 위한 매우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도록 우리 둘이 노력할 것”이라며 첫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와 환영을 표현했다.

 

BBC는 올 3월 김 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제의를 받아들이겠다는 발표 자체가 국제사회에 충격이었다면서 미국 현직 대통령이 북한 최고 지도자와 회담한 전례가 없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서로를 향해 위협과 공격성 발언을 일삼았던 두 정상이 한 테이블에 앉게 되면서 한반도 긴장 완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왜 싱가포르가 낙점됐을까?

북미정상회담 실현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요 외신은 회담 후보지로 싱가포르와 몽골, 비무장지대(DMZ) 내 판문점이 유력하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말 트위터에서 “북미정상회담 개최장소로 판문점이 어떠냐”는 글을 쓰면서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 판문점에서 북미대화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확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11일 미국 정부로부터 1주일 전 북미정상회담 시기와 장소를 통보받았다며 “지난 4일 방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자리에서 전해 들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미국은 스위스 제네바, 북한은 평양 개최를 적극 주장했지만 김 위원장의 이동거리 등을 감안해 싱가포르가 최종 낙점된 것.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의 작은 국가이지만 글로벌 금융허브 도시이며 과거에도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던 외교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이 많다. 지난 2015년에는 1949년 양안 분리 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전 대만 총통의 첫 정상회담이 열리기도 했다.

 

2016년 10월에는 북한을 비자 면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지난해 11월부터는 북한과의 모든 교역을 중단했지만 북한 대사관이 있는데다 중립성과 안전성이 뛰어나다. 특히 미국과 북한 모두와 우호적인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북한의 주요 동맹국인 중국에서도 받아들이기 쉬운 포지션에 있다는 평가다.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회담 장소로 싱가포르를 선택한 것은 바람직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싱가포르는 지루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안전한 국가”라고 평가했다. 특히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 지도자들의 역사적인 첫 회담 장소로 싱가포르를 대체할 곳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싱가포르·일본 총리, 회담 성공 기원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최종 결정 소식에 개최국으로 선정된 싱가포르는 물론 일본도 환영과 회담 성공을 기원했다.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북미회담 일정과 장소를 발표하자 “평화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성공적인 결과를 빈다”고 트위터로 답장했다. 싱가포르 외교부도 “정상회담 (싱가포르) 개최를 기쁘게 생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싱가포르에서 북미회담을 열기로 한데 환영의 뜻을 전하며 “핵문제, 미사일 문제, 무엇보다 중요한 납치 문제에 진전을 보이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총리가 “북미회담이 성공해 북한과 관련된 모든 문제가 해결되도록 일본도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장소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2015년 양안 정상회담이 열렸던 샹그릴라 호텔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샹그릴라 호텔에서는 2002년부터 매년 아시아태평양 국방장관와 군 관계자들이 모이는 ‘아시아 안정보장회의’(샹그릴라 대화)가 개최되는 등 보안에 강점이 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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