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영 산업부 기자.

[서울와이어 이현영 기자] 르노삼성차 노조의 장기 파업 사태가 약 11개월동안 지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1개월 만에 겨우 마련했던 잠정합의안이 부결됨과 동시에 노조가 다시 파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측도 공장 가동 중단 조치를 취하며 노조에 맞서 현재 분위기가 꽤 심각하게 흐르고 있다.

 

르노삼성과 노조의 협상은 번번이 고베를 마셨다. 잠정합의안 도출 이후 실마리가 풀리는 듯 했으나 파업 관련 노조와 사측의 의견 대립이 이어져 온 것이 주 이유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해 10월을 시작으로 지난달 19일까지 약 250시간에 걸쳐 부분파업을 벌여왔다. 이 기간 르노삼성의 누적 손실금액은 약 2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뿐만 아니라 지난 27일 노조 집행부와 대의원 34명이 참여하는 지명파업을 벌였으며 천막농성을 함께 돌입하는 등 다시 강경 노선으로 선회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21일 전체 조합원 2219명을 대상으로 임단협 잠정 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나 노조 조합원들은 '보상금 100만원·성과급 976만원' 등이 포함된 합의안을 단번에 거절했다. 

 

설상가상 사측과 노조의 재교섭 일정은 아직 미지수다. 지속된 장기파업은 노조도 사측도 모두 지친 상황으로 내몰렸다. 

 

현재 르노삼성은 닛산 차량 생산 물량이 줄어드는 등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닛산 SUV 로그를 위탁생산하고 있으나 지속되는 파업으로 오는 9월 물량 배당을 확보하지 못해 생산 절벽을 예고하고 있다. 

 

때문에 르노삼성차는 2020년에 출시 예정인 크로스오버차량(CUV) XM3 수출 물량 확보에 전력했으나 이번 합의 부결로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로그 수출 물량 생산을 중단하면 공장 가동률 하락은 불가피하다. 현재 내수 판매도 부진하다. 올해 1분기 판매대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8% 감소했다.

 

특히 협력업체의 경우 예상치 못한 휴업과 단축근무가 지속되면서 인력 이탈과 함께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많은 중소 및 협력회사는 자금난 심화로 사업 존폐 기로에까지 몰렸다. 이미 몇몇 업체는 구조조정으로 수많은 근로자가 실직의 아픔을 겪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노조 집행부는 자신들의 입장과 요구를 고수하고 있다. 노조가 어려워진 회사를 압박해 실리를 챙기려는 속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다. 

 

노조 역시 자신들의 행보가 어떤 악순환을 유발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지속된 파업으로 피로도가 누적되며 고용 불안등이 현실로 다가와 이미 파업 동력이 꺾였다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리하게 나 홀로 파업을 지속하고 있는 일부 노조 집행부는 하루 빨리 협상을 마무리하고 물량 확보와 고용 유지 등에 힘을 써야 한다.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는 하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이젠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꼬일대로 꼬인 노사 관계를 풀고 르노삼성, 협력업체, 지역경제 모두 살아갈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20%대의 가동률로 버티턴 한국GM 군산공장이 지난해 결국 폐쇄된 사태가 되풀이 되지 않길 희망하며 르노삼성 노조가 다시 한번 생각을 돌이켜봐야 한다. 

 

회사가 있어야 노동자도 있다. 당장 오늘을 살기 위해 양보하는 용기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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