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오풍연 칼럼을 쓴지 두 달 가량 됩니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께 서신을 띄운 바 있습니다. 세 번째로 회장께 편지를 씁니다. 그만큼 주목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앞서 두 분께도 칭찬보다는 비판과 지적을 더 많이 했습니다. 대한항공 대표 및 한진그룹 회장으로서 풀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그것을 제안하려고 합니다.

둘째 딸 조현민 사태가 일어났을 때 10여일 지나 사과를 했습니다. 현아 ‧현민 자매를 현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전문경영인제를 도입하고, 준법위원회를 만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누구에게도 감동을 주지 못했습니다. 진정성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못해 하는 사과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지금 국민들은 몹시 흥분해 있습니다. 아마 회초리를 들고 때려주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딸들은 그렇다치고 전문경영인과 준법위원회를 봅시다. 석태수씨를 부회장에 앉힌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석씨가 누굽니까. 측근 중의 측근 아닙니까. 그런 사람을 전문경영인에 임명한다면 눈 가리고 아옹하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대한항공 직원들도 흥분하더군요. 기름을 더 부은 격이었습니다. 왜 그렇게 실상을 모릅니까. 전문경영인을 앉히려면 제대로 앉혀야죠. 지금이라도 석씨를 해촉해야 합니다. 석씨가 있는 한 수렴청정한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얕은 수를 쓰지 마십시오.

준법위원회를 만든다고 했죠. 제대로 하고 있습니까. 기사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4월 24일 목영준 전 헌법재판관을 위원장으로 위촉한다는 기사만 떴더군요. 그 다음부터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활동을 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목 재판관은 제가 1980년 후반 법조를 출입할 때부터 압니다. 굉장히 훌륭한 분이죠. 그런 분을 모셔오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드려야죠. 준법위원회 역시 위기를 모면하려고 임시방편으로 만든 기구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목 재판관의 인격을 모독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기왕 말이 나왔으니 준법위원회에 부탁합니다. 준법위원회는 사주로부터 독립해 활동을 해야 합니다. 독립성을 띠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사주의 눈치를 본다면 있으나마나한 조직이 될 겁니다. 활동의 첫 번째는 사주 일가가 경영에서 손을 떼도록 손을 봐야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거기에 조양호 회장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조 회장이 그대로 있는 한 개혁은 물건너 갑니다. 대한항공 직원들도 그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진그룹 직원을 만났습니다. 심한 얘기를 하더군요. “네 명 모두 영창에 넣어야 합니다.” 소속 직원이 한 말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이것이 회사의 정서입니다. 국민들도 거기에 동의하고요. 이제 다 내려놓고 비워야 합니다. 그래야 회사가 삽니다. 자리에 연연하면 할수록 반감이 더 커질 것입니다. 광화문에서, 서울역에서 촛불 든 직원들을 보셨죠. 일회성으로 그칠 것으로 보면 큰 오산입니다. 사즉생(死卽生)이고 했습니다. 명심하십시오. <글 : 오풍연 서울와이어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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