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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대한민국 국회의원들. 지구상에서 가장 좋은 잡일지도 모르겠다. 한 번 하면 죽을 때까지 하려고 한다.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뜻일 터. 초선 의원은 재선을 노리고, 선수가 쌓일수록 더 욕심을 낸다. 출마를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그래서 사내가 태어나면 정치를 하라고 했던가.

그러나 국민들로부터 받는 신뢰 점수는 바닥이다. 일도 하지 않고 권한만 행사하려는 집단으로 비친다.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그런 측면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딱 맞을 듯싶다. 때문인지 국민들도 그들에게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는다.

국민 10명 중 8명꼴로 '국회의원들이 국회 파행에 책임을 지고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는 데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국회 파행과 관련해 '무노동 무원칙을 적용해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는 응답은 81.3%로 나타났다. '정치활동을 하고 있으므로 세비는 지급해야 한다'는 응답은 13.2%에 그쳤다.

누리꾼들도 일침을 가했다.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자리가 아니라 돈 벌려고 취업한 일자리에 지나지 않는 국회의원. 애초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거창한 윤리의식이 없다면 무노동 무임금이라는 직업 윤리라도 있어봐라. 이 염치없는 인간들아.”라고 꾸짖는 사람도 있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세비 반납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근로자들이 그 정도 결근이면 이미 잘렸다. 일도 안 하는 인간들에게 세비라니. 그 돈을 차라리 불우 이웃을 위해 쓰고 청년 실업자를 위해 써야지”라고 흥분했다.

여야가 14일 가까스로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다. 42일 만이다.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국회만 허송세월했던 셈이다. 드루킹 특검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것과 무관치 않다. 야당이 특검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칼자루를 쥔 여당이 계속 버텨 여기까지 온 것이다. 여당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오는 18일 특검법안과 추가경정예산을 예정대로 처리하기 바란다.

일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 기업인들을 만나봐라. 경제가 어렵다고 난리다. 무엇보다 민생이 중요하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신음하고 있다. 국회도 법안에 걸림돌이 있다면 시급히 처리해 주어야 한다. 입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행정은 주춤거릴 수밖에 없다. 노는 국회 인상을 주면 안 된다. 오랫동안 공전됐던 만큼 정상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라. 그것이 국민의 명령이다.  <글 : 오풍연 서울와이어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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