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보험, 한화생명, 교보생명, 흥국생명, 현대해상 본사 전경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최근 보험업계가 해외신종자본증권(글로벌 영구채권) 발행에 공들이고 있다. 오는 2021년 새로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한 대비 차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현재와 똑같은 조건이라도 지표상 부채가 늘고 자본은 줄어 재정건정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면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이면서도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돼 새로운 자본 확충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최근 2억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해외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 5년물 금리(연 2.48%)에 가산금리 4.66%포인트다. 41개 투자자가 공모액의 약 2배를 입찰했다. 이를 통해 KDB생명은 214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 보험금 지급여력(RBC) 비율을 금융감독원 권고치(150%)를 40% 웃도는 19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10억 달러 규모의 해외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발행 금리는 연 4.70%로 미국 국채 5년물 금리(2.70%)에 가산금리 2.00%포인트가 붙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발행한 5000억원 규모의 원화 신종자본증권과 이번 발행을 통해 IFRS17을 체계적으로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홍정표 한화생명 경영지원실장은 “이번 신종자본증권 해외 발행에 성공하면서 한화생명뿐 아니라 한화그룹의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과 흥국생명도 해외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각각 5000억원 규모의 해외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RBC 비율을 끌어올린 바 있다. 동양생명은 노무라증권과 JP모간, UBS를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7월말을 목표로 해외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 중이다. 업계는 발행금액 3~5억달러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 역시 해외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 시 실제 재정건전성은 이전과 동일한 수준이어도 지표상 RBC 등 수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기업 신용등급 하락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비롯해 자본금 확충을 위한 노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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