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빈그룹의 유통 자회사인 빈커머스는 QR코드로 제품주문이 가능한 가상매상을 오픈했다.]

 

[서울와이어 Nguyen Duy Bon 특파원] ‘이번에는 가상매장(Virtual Store)이다.’

 

베트남의 삼성이라 불리는 빈그룹(Vin Group)의 유통자회사인 빈커머스(Vin Commerce)가 직접 매장 방문없이도 제품 이미지의 QR코드를 스캔하고 주문을 하는 ‘빈마트(VinMart)4.0’을 처음 오픈했다.

 

하지만 빈그룹이 모델로 삼은 홈플러스의 세계최초 가상매장은 한국에서 이미 실패작으로 평가 받았다. 빈그룹은 한국 삼성의 과거 사업방식들을 많이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번에도 삼성물산 홈플러스 시절에 나왔던 사례를 참고했다. 하지만 이미 한번 실패했던 모델이라는 점에서 빈그룹이 어떻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차별화를 통해 성공적인 모델로 변화시킬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현지시간)빈그룹이 오픈한 빈마트4.0은 고객들이 QR코드를 스캔하고 주문할수 있는 100개 이상의 이미지를 공공장소에 제공한 가상매장이다. 하노이와 호찌민 등 대도시의 아파트, 사무실, 학교 및 버스 정류장 같은 인구 밀도가 높은 20여개 지역에 배치됐다. 빈커머스는 전국 73개 슈퍼마켓 체인에 이미 ’Scan&Go’앱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 앱을 통해 제품을 주문한 뒤 빈아이디(VinID)를 이용해 전자결재를 하면 2~4시간내에 배달된다.

 

이번에 빈그룹이 유통 자회사를 통해 선보인 가상매장의 모델은 한국이다.

 

지난 2011년 홈플러스가 국내에서 세계 최초의 가상매장을 선릉역에서 선보였다. 많은 분야에서 삼성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는 빈그룹이 유통부문에서도 지금은 결별했지만 과거 당시 삼성이 테스코와 합작했던 홈플러스의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열었던 가상매장은 초기에 반짝 이슈를 몰고 왔다가 사라진 실패한 모델이다. 시작할 당시에도 우려는 컸다. 인터넷이나 어플이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굳이 가상매장을 통해 구매를 할 필요성이 있냐는 의구심이다. 또 지속적인 상품 업데이트가 이뤄지는지 일부 한정적인 제품 판매로 소비자 욕구에 부할할수 있을지등 많은 의문이 따라 왔다.

결국 오픈 1년이 체 되지 않아 가상매장은 실패로 돌아갔다. 혁신 이미지를 위해 실패를 감수한 마케팅을 진행했다는 비판도 많았다. 어찌보면 베트남의 4.0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빈그룹의 처지와 비슷하다. 더구나 과거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지금은 온라인이나 모바일 구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일단 베트남 현지에서는 가상매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워낙 독보적인 1위 기업인 빈그룹의 신 사업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큰 탓이다. 현지 여론도 홈플러스 가상매장의 긍정적인 측면만 부각시키고 있다.

 

현지매체들은 빈마트 4.0이 등장하기 전에 가상매장을 오픈한 한국 소매업체가 있었고 큰 이익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가상매장으로 인해 온라인 매출은 130%를 증가해 홈플러스가 한국의 1위 온라인 소매 체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호평대열에 합류한 일간 VN프레스는 가상매장 덕분에 테스코는 매우 긍정적 인 비즈니스 결과를 기록했다며 신규 등록 회원 수는 76% 증가, 온라인 판매 증가로 오프라인 업계에서 2위를 차지했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가상매장은 고객에게 직접적인 이익을 가져다줬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주요 성공요인으로 매장의 운영시간이 아니라 주야간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점점 바빠지는 소비자들이 더 빠르고, 더 편리하고 싶은 욕구를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측면에서, 절도같은 범죄행위 뿐만 아니라 대기순서를 기다리는것 등의 문제도 피할 수 있다. 온라인 지불, 회원 전용 코드, 상품 분류 목록 (가격별 베스트셀러, 새 상품) 작성과 같은 기능도 제공된다.

 

이러한 수많은 장점으로 가상매장이라는 새로운 모델은 아직 지역 사회로부터 많은 의구심을 받겠지만 소매업체가 제품 품질과 배송 시간을 보장하게되면 새로운 기술 시대에 환영 받는 소비자 트렌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록 한국에서 사라지다시피한 사업 모델이지만 베트남이 처한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면 반전을 이룰 수도 있다. 핵심은 물류 시스템이다. 

베트남은 한국처럼 대형 마트가 지역 곳곳에 위치해 있지 않다. 대부분 시내 중심가에 하나씩 들어서 있는 것이 전부다. 그러다 보니 제품의 종류가 많지 않은 슈퍼마켓 체인 형태가 많다. 또 구비되지 않은 물품을 온라인 쇼핑으로 주문할 수 있지만 가까운 지역이 아닌 이상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즉, 필요한 제품을 바로 바로 받을 수 없다는 의미다.

 

[이미지=빈마트 가상매장은 그랩와 제휴를 통해 신속한 배달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거꾸로 이런 지역의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제품을 QR코드로 주문해 신속하게 배달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해 진다. 

 

이미 자체 물류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빈커머스측이 굳이 그랩과 손잡은 이유에 대한 설명이 가능해 진다.

 

빈그룹은 지난 23일 가상매장을 공식 오픈 하면서 공유 차량 서비스 업체인 그랩과 제휴를 맺고 ‘그랩푸드’와 ‘그랩익스프레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상품을 제공키로 했다.

 

베트남 전자 상거래 협회 쩐 쭝 투엔 이사는 “다양한 생태계를 지난 빈그룹과 그랩이 만나면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수 있다. 그랩은 더 많은 고정고객 확보를 빈그룹은 비용지출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신속한 물류 시스템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빈그룹이 적용한 가상매장은 전자 상거래 시대에 필요한 형식으로 고객에게 실제 쇼핑 경험에 가까운 소매 공간을 만든다. 여기서 구매자는 기업이 적용할 수 있는 조건에 따라 상품과 서비스의 정보를 검사하고 주문 결정, 구매, 지불 및 제품인도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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