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네이버가 자회사 라인(LINE)을 통해 일본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뛰어들었다.

라인 자회사 라인파이낸셜과 일본 미즈호 은행이 손 잡았다. 출자 비율은 51대 49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라이파이낸셜에 2066억원을 유상증자한다. 일본 당국의 심사를 거쳐 내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일찍이 한국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최근 진행된 제3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전에도 뛰어들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본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장성을 한국에서는 보지 못한 것이다.

그 이유는 정치권도 금융당국도 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금융당국은 최근 국내 인터넷은행업의 매력도를 높이겠다며 비공개 협의를 진행했다. 고무적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인터넷은행업 진입 조건을 낮추는 데만 초점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문을 활짝 연다고 기업들의 없던 관심이 생기겠는가. 애당초 정부가 인터넷전문은행을 활성화 하고자 한 이유는 '금융 혁신'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혁신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는 게 우선돼야 한다. 그래야 매력도도 올라갈 테다.

 

개인정보법 등에 묶여 있는 빅데이터 사업은 일정 부분 허용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중국의 ‘마이뱅크’와 ‘위뱅크’는 고객의 통신·온라인 쇼핑 이력은 물론 SNS 데이터까지 분석해 상환 능력을 심사하고 다양한 중금리 대출 상품을 제공한다. 수수료와 같은 비이자수익에 대한 암묵적인 가격 규제도 해소해야 한다. 그래야 이자장사가 아닌,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 '맛'이 나질 않겠는가.

1기 인터넷전문은행이 곡소리를 내고 있다. 2기 인터넷은행 역시 걱정이 산더미다. 상황이 이러니 3기를 뽑겠다고 해도 관심을 보이는 기업은 극히 소수다. 인터넷은행 특별법을 좀더 제대로 만들었어야 한다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정부와 금융당국 내부에서 들려온다. 자책만 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문제를 인지했으면 궤도를 수정하면 된다. 늦지 않았다. 조금의 변화로 시장은 충분히 만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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