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주사액 오염으로 판토에아 아글로메란스 균 감염
29명 중 20명 집단 패혈증 증상 나타나
해당 피부과 전국 평균 14.4배 프로포폴 공급 받아
정춘숙 더민주 의원, 의료기관 내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 관리 제도 부실 지적

강남 신사동 피부과 집단 패혈증 증상의 원인이 프로포폴 주사액 오염에 따른 판토에아 아글로메란스 균 감염으로 밝혀지면서 의료기관 내 향정신성의약품 관리 문제 등이 재조명되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지난 7일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 시술 후 패혈증 증상을 보인 환자의 감염 원인이 주사액 오염으로 밝혀졌다.

 

질병관리본부는 16일 강남 신사동 M피부과 집단 집단 패혈증은 판토에아 아글로메란스(Pantoea agglomerans)균 감염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프로포폴 주사액 오염이 주원인이라고 밝혔다.

 

질본은 이상증상 발생 환자 20명 중 5명의 혈액과 4일 이들이 투여 받은 주사기 내 미투여 프로포폴, 프로포폴 투여에 사용된 주사바늘에서 동일한 유전자형의 판토에아 아글로메란스 균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판토에아 아글로메란스 균은 식물·토양 등에서도 발견되는 세균으로 식물과 동물 모두에게 질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사람이 감염될 경우 세균성 관절염이나 세균성 활막염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내안구염·골막염·심내막염·골수염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질본은 “이번 사례처럼 패혈증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며 “프로포폴 제조상의 오염과 해당 병원에서 투약 준비 과정·투약 당시 오염 등 다양한 감염 경로 및 감염원을 확인하기 위해 환자‧약품‧환경검체에 대한 미생물 검사와 의무기록 확인 등 종합적인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환자와 프로포폴 등 환경 검체에서 확인된 판토에아 아글로메란스 균이 동일한 유전자형으로 확인된 점을 볼 때 동일한 감염원에 의한 집단 발생을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이날 진료 받은 29명 중 이상증상이 발생한 환자 20명 입원치료를 받았고 현재 14명은 퇴원했지만 6명은 입원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추가 피해 확인을 위해 이달 1~4일 해당 피부과를 찾은 환자 131명을 조사했지만 유사 이상증상자는 없다고 발표했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해당 피부과가 지난 4년 동안 평균치의 14배에 달하는 프로포폴을 공급받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 피부과가 강남구 피부과 의원 프로포폴 공급량 평균치의 10배, 서울시 피부과 의원 평균치의 13배, 전국 피부과 의원 평균치 14.4배에 달하는 프로포폴을 공급받았다며 환자가 요구하면 프로포폴 투여량을 늘리는 등 남용 의혹도 크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의료기관 내 향정신성의약품 관리가 부실하다고 지적하고 “향정신성의약품의 제조에서 유통, 처방·조제, 사용까지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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