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가 오는 2020년 영국의 엔진 공장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포드는 유럽 판매 부진에 따른 생산체제 재검토의 일환이라는 입장이지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 관세가 부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6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포드는 영국 내 2개 엔진 공장 중 서부 웨일스 지역의 브리젠드 엔진 공장을 폐쇄한다. 

이 공장에서는 약 1500명의 직원이 독일 완성차 공장에 수출하는 엔진을 제조하고 있다. 영국 노동자 120만 명을 이끌고 있는 유나이트 디 유니언(Unite the Union)은 “공급망은 물론 수천명의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며 포드에 재고를 요구했다.

하지만 포드는 영국이 유럽연합(EU)과 합의 없는 탈퇴(노딜 브렉시트)를 할 경우 비관세였던 부분에 관세가 부활하면서 비용 증가로 직결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드는 노딜 브렉시트가 실행되면 약 10억 달러의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드의 유럽 사업 고전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올 1월 독일과 프랑스 공장 가동을 중단한 포드는 감원을 미뤄왔지만 지난달 전 세계 사무직의 10%에 해당하는 7000명을 8월까지 감원한다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발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브렉스트를 둘러싼 영국 내 혼란도 포드의 영국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퇴에 따른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후보가 지지율 면에서 앞서면서 산업계의 경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해 영국의 자동차 생산대수는 약 150만대로 독일, 스페인, 프랑스에 이어 유럽 4위 규모다. 이 중 혼다와 닛산,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업체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BMW와 포드 등을 포함하면 3분의 2 가까이를 외국계 기업이 생산하고 있다.

영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영국의 자동차 생산대수는 약 7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지난 2월 혼다자동차가 2021년 스윈던 공장 폐쇄를 결정한 후 닛산은 SUV ‘엑스트레일’ 신형 모델의 영국 선덜랜드 공장 생산 계획을 철회했다. 독일 BMW도 네덜란드로 ‘미니’(MINI) 생산을 이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브렉시트 여파로 영국에 진출한 해외 자동차 업체들의 철수가 잇따르면서 시장에서는 외국계 자본의 철수·사업 축소가 이어지면 고용이 줄어들어 영국 경제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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