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레드와인 소스 스테이크','밀푀유 나베','훈제오리 월남쌈' 등 프리미엄 밀키트 상품 6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유수정 기자] 이마트가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피코크(PEACOCK)’를 통해 밀키트 시장 진출을 선포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최근 밀키트 브랜드 ‘쿡킷(COOKIT)’을 론칭한 CJ제일제당과의 정면승부를 예측하고 있다.

 

밀키트(Meal Kit)란 요리에 필요한 냉장 상태의 식재료와 양념을 세트로 구성해 판매하는 상품이다. 별도의 손질 없이 소비자가 동봉된 조리법대로 직접 요리만 하면 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날부터 이마트 전국 105개 점포 및 온라인몰을 통해 ‘피코크 밀키트’ 제품의 판매를 시작했다.

 

‘레드와인소스 스테이크’, ‘밀푀유 나베’, ‘훈제오리 월남쌈’ 등 총 6종으로 구성된 상품은 해외여행 경험이 풍부하고 외식산업의 성장기에 유년시절을 보내 식도락에 관심이 높은 30~40대 맞벌이 부부를 주요 타깃으로 한다. 손님 접대에도 손색없을 정도의 프리미엄을 지향한다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우선적으로 출시한 ‘고수의 맛집’ 라인업을 시작으로 ‘1인용 밀키트’, ‘오가닉 밀키트’ 등을 연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피코크 밀키트’를 통해 HMR 시장에서 제 2의 도약을 선포한 이마트는 약 10개월간의 기획기간을 거칠 정도로 이번 제품 개발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피코크’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수년째 직접 나서 심혈을 기울일 정도로 관심이 높은 제품군 중 하나이기에 시장에서의 입지가 더욱이 기대된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제품은 1만1800원~1만5800원 선의 합리적인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만날 수 있는 레드와인 소스를 사용하거나 토마토 소스와 크림 소스를 따로 제공해 로제 소스를 제조할 수 있는 방식 등을 택해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타사 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여기에 이마트 오프라인 점포 및 쓱배송과의 연계를 통해 당일 구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편의성을 높였다. 사전 주문 방식으로 진행돼 주문 후 최소 이틀 간 기다려야만 했던 기존 타사 제품의 단점을 완벽하게 해소한 셈이다.

 

이마트가 밀키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유는 1~2인 가구의 증가로 대표되는 인구 구조적 변화와 함께,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인한 집밥 수요 증가로 밀키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름이다.

 

실제 앞서 출시한 ‘달링다운 와규 윗등심살 스테이크’, ‘달링다운 와규 찹스테이크’ 등의 밀키트 상품이 올해 누적 판매량 3톤, 매출 5억원 가량을 달성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 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기준 약 200억원 규모였던 밀키트 시장이 올해 4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하고 오는 2024년까지 7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이마트는 ‘피코크 밀키트’의 올해 매출을 100억원으로 잡고 오는 2024년까지 연매출 500억원 규모의 서브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이마트의 밀키트 시장 전면 진출에 따라 HMR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CJ제일제당과의 경쟁구도가 또 한 번 펼쳐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4월 밀키트 브랜드 ‘쿡킷(COOKIT)’을 론칭하고 독보적인 혁신기술과 HMR 사업역량을 앞세워 미래 성장동력인 HMR사업의 경쟁력 강화 및 확대를 선언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개발에 힘쓴 만큼 올해 매출 100억원을 목표한 뒤 향후 3년 내 1000억원 규모의 매출 브랜드로 키운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CJ프레시웨이, CJ대한통운의 경쟁력과 인프라를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만큼 오는 11월까지 100억원 규모의 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춘 밀키트 센터를 건설해 미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CJ프레시웨이는 밀키트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농산물 전처리 국내 1위 업체인 제이팜스와 제이앤푸드를 인수한 바 있다. CJ대한통운도 새벽배송 안정화 및 거점 인프라 확대를 통해 서비스를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HMR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던 두 업체가 나란히 밀키트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업계 판도의 변화가 예상된다”며 “식품업계 전반적으로 밀키트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은 만큼 소비자 선택의 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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