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후임을 결정하는 보수당 당대표 경선이 시작된 가운데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사진 왼쪽)과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오른쪽)이 각각 42%, 12% 지지율로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 탈퇴를 둘러싼 혼란의 책임을 지고 집권 보수당 대표에서 공식 사임하면서 후임을 정하는 대표 경선이 시작된다.

AFP통신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보수당은 10일(현지시간) 후보 등록을 마감하고 오는 13일부터 보수당 하원의원 313명을 대상으로 한 투표를 반복 실시한다.

이후 득표수가 적은 후보를 하나씩 배제해 두 사람으로 압축한 후 12만명의 당원이 결선 투표를 통해 새로운 당대표를 선택하게 된다. 차기 보수당 대표는 다음달 말 결정된 후 영국 총리에 취임하게 된다.

현지 언론은 보수당이 이날 오후 5시까지 당대표 경선 출마 후보등록을 마감한다며 현재 11명의 후보가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일부는 마감 전에 사퇴 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차기 보수당 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합의 없는 탈퇴(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한다는 ‘강경파’와 ▲EU와 관계를 유지하는 탈퇴를 요구하는 ‘온건파’ ▲탈퇴 철회를 목표로 하는 ‘잔류파’ 등 3가지로 나뉜다. 

현재 강경파의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브렉시트 시한이 10월 31일로 연기된 가운데 ‘노딜’도 불사한다는 존슨 전 장관에게 반발하는 목소리도 높다.

“노딜 브렉시트는 정치적 자살행위”라며 존슨 전 장관을 견제하고 있는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노딜은 의회 승인을 받을 수 없다. 오히려 조기총선 필요성을 키워 보수당을 파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브렉시트를 둘러싸고 당내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의 초점은 총리 취임 후 영국 의회를 어떻게 통합할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누가 선정되든 야당의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의회 과반 지지를 얻지 않고 자기 주장을 밀어붙일 경우 내각 불신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수당 내에서도 경제 혼란을 야기하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반대론이 강해 야당이 내각 불신임투표를 제시하면 동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간 더타임스가 조사업체 유고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존슨 전 장관 지지율은 42%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존슨 전 장관의 뒤를 쫓고 있는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은 12% 지지율을 얻고 있다.

하지만 존슨 전 장관은 과격한 발언과 돌발적인 행동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고 고브 장관은 약 20년 전 코카인을 수차례 투약한 사실이 드러나며 대표 경선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명 이상의 후보들이 난립한 상황에서 1,2위 후보들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이날 후보등록을 마친 맷 핸콕 보건부장관은 “영국은 브렉시트를 미루고 새로운 출발을 통해 전진해야 한다”며 노동자층에 대한 감세 등의 정책을 내놓으며 지지를 요청했다.

한편 메이 총리는 지난 7일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에 따른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에서 사임을 표명했다. 하지만 7월 말 새 총리가 선정되기 전까지는 총리직에 머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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