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 속도에 비해 결제시스템 낙후로 발목잡을수 있다는 우려감 커

[사진=베트남 사람들은 금을 결재수단으로 사용하길 좋아한다.]

 

[서울와이어 Nguyen Duy Bon 특파원] 베트남이 ‘지불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빠른 속도의 경제화 과정을 현대화 하기 위해서 ‘금’이나 ’현금’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투명한 세수확보와 더불어 부정부폐를 양산하는 지하경제를 양지로 끌어내기 위한 계획이다.

우선 호치민시에서는 학교와 병원, 전기세등에 대해 현금결제가 금지되고 핸드폰이나 신용카드등 전자식 지불형태로 의무화 했다.

 

◼︎구매는 ’금’으로, 저축도 ‘금’으로

 

10일(현지시간)베트남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급성한 경제성장 속도(올해 정부는 최소 6.8%의 GDP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다)가 경제 시스템이 현대화되는 속도에 비해 너무 빠르다고 지적했다.

 

베트남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 국가 중 하나다. 그러나 블름버그(Bloomberg)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비 현금 거래방식에 보편화 되어 있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여전히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 있다. 

그 이유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하노이에 사는 쩐 반 냔(Tran Van Nhan)같은 소비자의 사례를 볼수 있다. 그는 얼마전 ‘금과 현금’으로 하노이에 방이 2개 있는 아파트를 구입했다.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그는 “금으로 절반을 지불하고 잔량은 현금으로 지불했다.”며 “우리는 양측이 은행을 통해 거래하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익숙한 현금과 금으로 거래했다.”고 밝혔다.

그의 아파트 구입가는 13만8,000달러(약 1억6300만원)다. 

 

[사진= 베트남 사람들의 31%만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으며 거래의 95% 이상은 금과 현금으로 이루어 지고 있다.]

돈과 금으로 거래하는 것을 대신에 신용카드, 송금 및 전자 지불방식은 여전히 선호되지 않고 있다. 현재 베트남 사람들의 31%만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으며 거래의 95% 이상은 금과 현금으로 이루어 지고 있다.

 
베트남 사람들은 오토바이에서 집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구매하기 위해 ‘금’을 사용하고 저축을 ‘금’으로 한다.

 

경제 전문가 응웬 찌 히에우(Nguyen Tri Hieu)에 따르면 “현재 현금과 금을 지불하는 것은  베트남 문화에 깊이 인지된 관습이다. 하지만 이런 형태는 국가를 발전시키지 못한다. 베트남 정부는 베트남 경제가 세계와 통합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현금 기반 경제가 변화되어야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설명했다.

 

◼︎ 비 현금 지불 시스템 전환 최우선 과제

 

정부는 지불 시스템 현대화를 최우선 목표로하고있다. 

응웬 쑤언 푹(Nguyen Xuan Phuc)총리는 오는 2020년말까지 각 은행들에게 현금 지불액을 10% 이하로 줄여야될 것이라고 지시했다. 또한 15 세 이상의 인민들 중 최소 70%가 은행 계좌를 가지도록 장려하고 있다.

 

올 1월 정부는 비 지불 방법으로 학교 요금, 병원비, 전기 요금을 결재하도록 하는 제02호 통지서를 발행했다. 정부기관은 현금을 대체하는 휴대 기기 결제 솔루션을 올해 12월까지 구축해야 한다.

 

베트남은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젊은이들 중 70%가 기술혁신에 익숙하기 때문에 전자 지불 시스템에 쉽게 접속 할 수 있는 등 ‘지불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아마존(Amazon), 알리바바(Alibaba)및 많은 외국 전자 상거래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했다. 베트남에서 2018 년 전자 상거래 매출이 3년 전에 비해 두 배 수준인 80억 달러에 이르고 있고, 인구의 약 3 분의 1이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있다. 하지만 결재는 대부분 현금으로 지불했다.

 

[사진=정부는 지불시스템의 혁신을 위해 신용카드가 금과 현금을 대체하길 바란다.]

◼︎ 신용카드결제 독려, ‘속도’가 관건

 

베트남 사람들은 여전히 은행 카드보다는 현금을 선호한다. 많은 베트남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이 28.3%에 달했던 2008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집 금고에 달러와 금을 저축처럼 놓아두는것을 선호한다. 

 

응우웬 찌 히에우 박사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 가정에는 약 400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베트남 사람들중 4.1%만이 신용 카드를 소유하고 있다.

 

히에우 박사는 현대 지불 시스템으로 전환하지 못하면 베트남은 세계 경제에서 낙오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매출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대출도 하기 어렵다.

그는 "그들은 세금기관에 제출할 증거를 가지고 있지만 은행이 그 정확성을 검증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이나 현금을 사용하는 현재의 지불방식을 신용카드나 전자식 지불시스템으로 바꾸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베트남에 (주)세계 은행 전문가인 Alwaleed Alatabani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아직 널리 사용되는 모바일 지불 방법에 필요한 법적 사항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농촌 지역에서 은행을 대리할 수 있는 금융기관들을 설립하지 못했다.

 

게다가 신용 카드를 너무 빠르게 사용하면 한국처럼 신용카드 사태가 일어날 것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한국은 신용 카드 호황기로 인해 국내 가정들이 큰 부채를 발생시켰다. 이후 2004년에 13명의 한국인 중 1 명은 3개월간 부채가 지연되었으며 그 중 3분의 2 가량은 신용 카드 부채를 못 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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