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정 산업팀장

[서울와이어 유수정 기자] 국내 여행업계 1위 업체인 하나투어가 현지여행사(랜드사)에 여행상품 지상비 일부를 미지급한 사실을 일부 시인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여행상품 지상비의 일부를 청구기간 내에 청구하지 않는 대신 향후 미청구액을 타 여행상품 지상비에 추가해 청구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홍콩 한 현지 여행사에서 이 같은 거래가 일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상비란 패키지 여행객을 모집한 하나투어를 대신해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해주는 현지 여행사에 지급하는 대가다. 일반적으로 숙박비, 식비, 교통비, 입장료 등 현지에서 발생하는 여행 경비를 뜻한다.

 

하나투어 측은 “지금껏 지상비 미지급 사례는 없으나 이번 건의 경우 본사 차원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해 발생한 일”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곪을 대로 곪은 것이 터진 것뿐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결론적으로 비단 하나투어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말이다.

 

특히 국내 대형 여행사들은 현지 소형 여행사에 일명 하청을 주는 과정에서 지급하는 지상비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혈안이 들었다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일부 심한 경우에는 아예 한 푼도 지급하지 않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론적으로 대형 여행사의 이 같은 ‘갑질’에 대한 피해는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현지 여행사 입장에서는 적자를 만회하기 위한 방안으로 소비자들에게 선택 관광과 쇼핑을 강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받는다’는 말이 절묘하게 들어맞는 대목이다.

 

패키지 상품 후기를 빼곡하게 채운 현지 가이드에 대한 불만이 결국 국내 대형 여행사의 ‘갑질’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씁쓸함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본인들에 의해 발생할 수밖에 없던 소비자 불만임에도 강 건너 불 보듯 뒷짐 지고 바라보기만 하는 본사 측의 태도는 가히 괘씸하기까지 하다.

 

물론 항공권 가격도 채 안 되는 가격으로 기획될 수밖에 없는 국내 여행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점도 감안해야겠지만, 최소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국내 대형 여행사가 하루 빨리 풀어내야 할 숙제는 아닐까.

 

브랜드를 믿고 여행 상품을 선택한 소비자에게 뒤통수를 치는 일은 더 이상 없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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