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세계그룹

[서울와이어 유수정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경영전략을 대표하던 ‘혁신’과 ‘도전’이 내부 직원마저 적으로 돌리며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문어발식 투자를 포장한 단어일 뿐이라는 비판과 함께 이마트 노동자들에게 경영실패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마트산업 노동조합(이하 마트노조)는 오는 13일 오전 10시 서울 도봉구 소재 이마트 창동점에서 ‘이마트 무인셀프계산대 확대 중단’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새 단장한 창동점에는 일반계산대가 2대 뿐이며 나머지는 모두 셀프계산대로 채워졌다.

 

일반계산대의 운영을 최소화하고 사회적 약자 등 고객 불편을 초래하는 셀프계산대를 확대하는 작업은 계산원 인력감축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가중시키고 도리어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도 증가시킨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특히나 지난해 연 1만명 이상의 채용을 약속한 정용진 부회장의 약속과 달리 이마트는 셀프계산대 확대 작업 과정에서 인력 재배치를 이유로 계산 업무 노동자를 타 업무로 배치하거나 타 점포로 발령해 자발적 퇴사로 유도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한 이마트의 인력감축과 구조조정 단행은 줄줄이 실패한 정용진 부회장 추진 사업을 만회하기 위한 타개책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이마트 자회사가 낸 누적 영업손실액은 4500억여원으로 적자 상태다. 보다 상세하게는 이마트24 1525억원, 신세계TV쇼핑 649억원, 신세계조선호텔 556억원, 제주소주 154억원 등이다.

 

이에 앞서 마트노조는 지난 11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규탄했다.

 

김기완 위원장은 “경영실패의 책임을 이마트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의 모습은 안하무인 재벌체제의 민낯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오늘을 시작으로 마트노동자들은 신세계 재벌, 정용진부회장을 규탄하는 투쟁을 본격화 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사진=마트산업 노동조합

마트노조는 정용진 부회장이 추진하는 사업의 부진한 성과가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비등기 임원으로 어떤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매년 배당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게재된 신세계·이마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용진 등 신세계 오너 일가의 지난해 보수는 총 149억원에 달한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신세계에서 10억6700만원, 이마트에서 30억6900만원 등 지난해 총 41억3600만원의 보수를 받았으며 남편인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도 양사에서 총 41억3600만원을 받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마트에서 36억900만원(급여 19억3300만원, 상여 16억7600만원)의 보수를 받았으며,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30억3600만원(급여 16억2600만원, 상여 14억1000만원)을 받았다.

 

또 이들의 이익배당금은 전년대비 63억원이 오른 248억원에 달한다.

 

반면 신세계 이마트에서 근무하는 전문직사원(비정규직)의 기본급은 82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실패가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터에 노동자들은 일자리마저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는 게 마트노조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매출대비 인원이 남는다며 부서와 업무를 통합하고 신설법인으로 묻지마 발령을 내는 일이 부지기수”라며 “수천 명에 달하는 단기계약직은 계약해지를 걱정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영실패 책임은 급변하는 시대변화와 유통환경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 본인이 직접 져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전수찬 마트노조 이마트지부 위원장 역시 “겉으로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외치지만 이마트에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정용진 부회장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며 “핵심 사업관리를 하고 있는 신세계 오너일가가 비등기임원이라는 것은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마트는 인력감축 및 구조조정 등이 행해졌다는 노조 측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1504명 가량이 신설법인인 ‘쓱닷컴’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이마트 인원 감축이 발생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사실상 인원은 줄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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