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희호 여사의 빈소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하성 기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고 이희호 여사의 조문 둘째 날인 12일 이 여사의 빈소에 각계 추모객 발길이 이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이날 친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을 통해 남측에 고(故) 이희호 여사 별세에 대한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했다.

 

이날  재계 총수 중 가장 먼저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수행원들을 대동하지 않고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빈소를 찾았다.

   

이 부회장은 방명록에 한자로 자신의 이름을 적고는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하고 머리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곧바로 장례식장을 떠났다.

   
이 부회장 조문 후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어제 삼성그룹 측으로부터 직접 와서 조의를 표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는 친분이 없었지만, 이건희 회장과는 재임 기간 상당히 대화를 많이 하셨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도 오후 2시 50분께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도 오후 5시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 씨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씨 등 전직 대통령 가족들도 빈소를 찾았다.

   

이날 오전 9시 45분께 모습을 드러낸 현철 씨는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여사님에게 신년이 되면 인사드리러 갔는데 병세가 이렇게 나빠지신 줄은 몰랐다"며 "깊이 애도한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순자 씨는 이어 오전 9시 50분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들과 악수하면서 위로의 말을 건넸다.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이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추 대사의 조문 이후 "추 대사가 유가족들에게 '이희호 여사님은 대한민국 민주화의 대모셨다. 한중관계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해주신 점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감사드린다'고 했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총리는 이날 오후 4시께 빈소를 방문했다. 장례위원회 공동위원장이기도 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전날에 이어 빈소를 다시 찾아 하토야마 전 총리를 직접 맞이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헌화한 뒤 내실로 이동해 홍업·홍걸 씨 등 유가족과 이 총리와 함께 별도로 면담을 했다.

 

  김명수 대법원장과 오세정 서울대 총장, 김원기·임채정 전 국회의장도 조문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속속 빈소를 찾았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오후 1시 40분께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한 뒤 "고인과 개인적으로는 (인연이) 없었지만, 여성운동의 선구자이고 김 전 대통령과 이 나라 민주주의를 만들어내신 분이기 때문에 존경하는 마음으로 왔다"고 전했다.

   

김경수 경남지사와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등 부산·울산·경남(부울경) 광역단체장은 이날 오후 8시 30분께 빈소에 찾아 애도를 표했다.

   

김 지사는 지난 2011년 6월 이 여사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가 2박 3일 무주여행을 했던 일화를 거론하며 홍걸 씨에게 "그때 (권 여사가)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외출을 하지 않다가 홍걸 씨 초청으로 첫 나들이를 했다"며 "이 여사가 (그 기회를)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통령과 평생을 바쳐 이룬 민주주의와 인권을 끝까지 잘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며 "평화에 대한 마지막 소원은 반드시 국민들과 함께 이루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나왔다"고 전했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빈소를 찾았다.

   
   

여야 정치권 인사들도 빈소를 찾아 추모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유성엽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전날에 이어 재차 빈소를 찾았다.

   

정 대표는 오전 9시 30분께 단체 조문 후 "빈소 안에서 그래도 북측에서 조문 사절단이 와야 하지 않는가 하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김무성·원유철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김 의원은 정오께 조문한 후 "민주화 투쟁을 할 때 지도자셨고 어려움을 겪으실 때도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항상 우리를 지도해줬다"며 "모두가 민주화 투쟁의 대모로 존경하는 분"이라고 고인을 기억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의 누나인 유시춘 EBS 이사장, 권투선수 홍수환 씨 등도 조문했다.'

  한편  이날 오후 7시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낸 조화와 조전이 빈소 안으로 들어서자 유가족들은 조문을 잠시 중단하고,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로부터 조화와 조전을 전달받았다.

  

앞서  정 실장과 서호 통일부 차관, 장례위원회를 대표하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오후 5시께부터 15분가량 통일각에서 김 제1부부장을 만나 김정은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받고 대화를 나눴다.
   

남측에서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북측에서 리현 노동당 통일전선부 실장도 함께 자리했다.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 펜으로 서명했고 조화에는 '고 리희호 녀사님을 추모하여, 김정은'이라고 적힌 검은색 리본이 달렸다.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유족들에게 애도와 위로를 표하고 "(이 여사가) 민족의 화해와 단합, 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울인 헌신과 노력은 자주통일과 번영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현 북남관계의 흐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으며 온 겨레는 그에 대하여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남측의 고(故) 이희호 여사 별세에 대한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했다는 소식을 신속히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오후 9시 30분께 일제히 김 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유가족들에게 조의문과 조화를 보내시었다"고 보도하며 조의문 전문을 공개했다.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판문점 통일각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남측 관계자들을 만나 조전을 전달하고 헤어진 지 4시간여만에 보도가 나온 셈이다.

   

다음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의문 전문.

    『리희호 녀사의 유가족들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리희호 녀사가 서거하였다는 슬픈 소식에 접하여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합니다.

    리희호 녀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온갖 고난과 풍파를 겪으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 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울인 헌신과 노력은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현 북남관계의 흐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으며 온 겨레는 그에 대하여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2019년 6월 12일』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