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노조가 13일 오전 10시 서울 도봉구 이마트 창동점 앞에서 '무인셀프계산대 확대 중단' 기자회견을 열고 일반계산대의 운영을 정상화 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유수정 기자

[서울와이어 유수정 기자] 이마트가 창동점을 리뉴얼 오픈하는 과정에서 계산대의 90% 가량을 무인셀프계산대로 설계하고 나선 것과 관련 “고객에게 계산 업무를 전가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고객을 길들이겠다는 것”이라며 “디지털소외계층과 장애인 고객 역시 배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이하 마트노조)은 13일 오전 10시 서울 도봉구 이마트 창동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규탄했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이날 리뉴얼 오픈한 이마트 창동점의 총 18개의 계산대 중 단 2개만이 일반 계산대다. 무려 16개의 계산대가 무인셀프계산대로 운영된다.

 

마트노조 측은 “그간 셀프계산대의 확대 운영이 고객 불편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계산대 노동자 고용 불안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수 없이 강조했던 바 있다”며 “그러나 이번 매장 개편은 결국 이마트 매장을 셀프계산대 위주로 재설계하겠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과 배재현 장애인 차별철폐연대 대위원이 함께 참석해 이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고 사무처장은 “젊은 사람들에게는 특별할 것 없는 행위일 테지만, 디지털소외계층인 노인들은 셀프 계산에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결국 계산대 이용 시간이 지연되는 것에 대한 고객들의 불평불만을 노인들이 고스란히 들어야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 아마존의 무인자동결제시스템을 예로 들며 “이마트의 무인셀프계산대 운영 확대는 4차산업혁명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비난했다. 아마존의 무인자동결제시스템은 쇼핑카트(바구니)에 상품을 담고 계산대를 통과하기만 하는 단순한 행위만으로 결제가 완료되는 서비스다.

 

배 대의원 역시 “장애인 등 무인셀프계산대 이용이 어려운 사회적 약자들이 이용 횟수나 빈도가 낮다고 해서 이를 배려하지 않고 무시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불필요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고 꼬집었다.

 

전수찬 이마트지부 위원장은 “최근 이마트는 셀프계산대 확대 방침과 관련해 ‘소비 트렌드가 변화한 것은 물론, 젊은 층은 셀프 계산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며 “이는 대량 구매로 이마트의 매출을 이끄는 중장년층 및 장애인과 노인 등의 사회적 소외계층은 고객으로 안 받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소리 높였다.

 

이어 “혼자 계산할 수 있는 사람만 이마트에 물건을 구매하러 오라는 말이냐”며 “고객도 길들일 수 있다는 오만함의 극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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