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경제만랩.

 

[서울와이어 최형호 기자] 제 2의 도시이자 5대 광역시 대장자리를 지키던 부산 부동산 시장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대구 아파트 가격이 부산 아파트 가격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도 대구 부동산 시장은 뜨겁게 활기를 띄고 있다. 그동안 속도를 내지 못했던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면서 향후 대구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도 마찬가지로 적지 않은 정비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부산의 경우 미분양 물량이 소화되지 않는 상태에서 공급물량이 증가하고 있어 과잉공급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렇게 부산 부동산 시장이 과잉공급으로 주춤되자 대구 부동산 시장이 부산을 쫓아가고 있는 분위기다.

 

19일 KB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을 보면 부산과 대구의 3.3㎡당 아파트 가격 격차가 대폭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에만 해도 부산의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1169만원으로 대구와 91만원 상당 차이가 났었지만, 올해 5월에는 두 지역간의 아파트 가격은 불과 2만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월 부산의 3.3㎡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1169.1만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5월에는 1124.3만원으로 1년 5개월만에 3.83%나 하락했고, 같은 기간 대구는 1078.1만원에서 1122.6만원으로 4.13%가 상승하면서 부산과 대구 아파트 가격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두 지역간의 상반된 분위기는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단진 84㎡의 경우 지난해 3월에만 해도 5억 2000만원에 실거래가 됐지만, 올해 5월에는 4억원에 거래가 이뤄지면서 1억2000만원 하락했다.

 

반면,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해 3월 5억6500만원(17층)에 거래가 이뤄졌지만, 올해 5월에는 6억7000만원(13층)에 거래돼 1억 상당 올라 부산 아파트가격보다 대구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의 경우 대구가 부산을 이미 앞질렀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대구 새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1324만원 수준이지만, 부산의 경우 1295만원으로 대구 아파트 분양가가 부산 아파트 가격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부산 미분양 물량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이달 비수도권 분양물량도 가장 많은 만큼, 과잉공급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악화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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