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중-저가 시장 겨냥해 'i10' 내세워 시장선점...자국차 기치 건 빈패스트 '파딜'과 본격 경쟁구도
고급 및 중형차 시장은 일본, 독일 브랜드가 확고히 자리 잡아...다양한 타킷층 향한 모델 필요하단 지적도

[서울와이어 Nguyen Duy Bon (응우웬 쥐 본) 특파원 기자]

 

현대차는 베트남에서 강력한 도전자들과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영업경쟁을 시작해야 한다.

 

“베트남에서 현대차는 주로 택시나 그랩 운전자들이 많이 탄다. 고급세단의 경우 벤츠나 BMW가 많이 팔리고, 일반 중형차는 마쯔다, 혼다, 닛산, 도요타등 일본 수입 브랜드를 선호한다.” 

 

 

현대차가 베트남에서 강력한 도전에 직면했다. 

 

 

경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베트남 최초의 자동차 회사인 빈패스트가 경차 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파딜(FADIL)’이 이번주부터 공식 인계를 시작했다. 중형 및 고급시장에서는 이미 독일과 일본 수입 브랜드들이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 

 

 

여행 수요가 많은 베트남에서 미니버스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쏠라티는 포드 트랜짓, 벤츠 스프린터등 경쟁모델에 끼여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SUV시장에 내놓은 싼타페가 선전하고 있다. 

 

 

◼︎ 경차시장 두고 ‘국민차’ 경쟁

 

 

18일(현지시간)현지 매체에 따르면 베트남의 자동차 판매 시장은 하반기부터 호조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 자동차 제조업 협회(VAMA)에 따르면 지난 5월 판매량은 2만7373대로 전월에 비해 30%가량 증가했다.

 

 

수입차량의 판매증가로 인한 영향이 컸다. 

 

 

실제 베트남 국내 조립차는 1만5162대로 전월대비 8% 증가한 반면,  수입차량은 1만2211대로 75%증가했다. 올해 5월까지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국내 조립차는 14%감소했지만 수입차는 210%나 증가했다.

 

 

베트남 현지 조립차의 대표주자는 경차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현대차다. 

 

 

현대차가 반제품조립(CKD)형태로 생산하는 i10은 판매량을 기준으로 현지에선 소위 ‘국민차’로 불린다. VAMA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올해 1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어 엑센트로는 소형차 시장을 두고 현지 조립차 선두인 도요타와 순위를 다투고 있다.

 

빈패스트는 전국 지점에서 파딜 인도식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주부터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의 자동차 생산 자회사인 빈패스트가 경차 파딜을 공식 출시하면서 강력한 도전자를 맞이하게 됐다. 파딜은 17일부터 1차 인계분 650여대를 호찌민과 하노이등을 포함한 전국에서 구매자에게 양도식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GM베트남 인수를 통해 전국 22개 쉐보레 영업점을 확보한 빈패스트는 빈그룹의 백화점 체인 빈컴센터등의 쇼룸을 적극 활용해 1년안에 77개의 판매대리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전국 70개 대리점을 확보하는데 10년, 도요타가 23년 동안 56개 대리점을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경이로운 속도다. 

 

 

빈패스트는 파딜 모델을 선보일때부터 현대차를 겨냥했다고 발표했으며, 신차생산 시작 1년안에 판매망 구축에 있어 업계 1위인 현대자동차를 뛰어넘겠다며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생산 공장도 자동화 시스템이다. 독일의 기술과 부품을 그대로 적용했다. 디자인은 이탈리아 산이다. 완성도가 낮지 않다는 의미다.

 

특히 베트남은 ‘국가를 위해~, 자국민의 손으로 만든~’이라는 식의 애국마케팅이 잘 먹힌다. 그중에서도 빈그룹은 대놓고 애국 마케팅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민차’ 타이틀을 가져오고 싶어하는 빈패스트와 본격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상대다. 

 

 

◼︎ 급성장 소비성향 겨냥  ’킬러모델’ 필요 

 

 

그렇다고 당장 영업전략이나 타깃시장에 변화를 주기는 힘든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연말에 비해 비수기로 통하는 9월까지 각 자동차 브랜드들은 너도나도 강력한 할인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또 중대형 및 고급 시장에는 이미 수입차들이 확고한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베트남의 중대형 차 시장은 인도네시아나 태국에서 수입되는 차량이 대부분인데 이들은 일본 브랜드의 현지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델이다. 

 

지난해 부터 아세안국가들간 협정에 의해 이 지역에서 수입되는 차량들은 세금이 면제됐기 때문에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런 수입차들이 평균가격을 인하해 경차시장에도 뛰어들고 있다. 보수적인 도요타나 혼다같은 일본 브랜드들도 위고와 브리고 같은 모델로 베트남 중산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고급차 시장은 또 BMW나 벤츠, 아우디등 브랜드들이 꽉 잡고 있다.
현대차는 경차시장을 제외하면 그나마 SUV시장에서 싼타페가 선전하고 있지만 빈패스트가 곧 대형세단과 SUV시장에도 ‘Lux SA2.0’, ‘Lux A2.0’ 모델을 출시한다.

 

현대차는 i10모델을 통해 경차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당장 경차외에는 뚜렷한 ‘킬러모델’이 없는 현대차로썬 고민이 클수 있는 부분이다. 
현대차는 다른 브랜드들이 경제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베트남 중산층들이 주축인 소형저가시장을 잠재력을 읽지 못했을때 시장을 선점했다. 하지만 강력한 경쟁자들의 등장과 전망치보다 더 빠르게 고급화 되고 있는 실소비계층의 소비형태를 감안하면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트남 법무법인 리엔비엣 그룹 쯔엉 대표는 “현대차의 경우 대도시의 소비를 주도하는 중산층 이상의 계층들이 탈 만한 차량모델이 많이 없다. “며”대부분 택시나 그랩운전자들이 운행하는 차량이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일본이나 독일 브랜드에 비해 차가 좋다거나 훌륭하다는 이미지가 약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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