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뤼도 총리 정직하지 못하고 나약” 비난
커들로 “트뤼도 총리 미국 등에 칼 꽂았다” “미국 배신” 주장
캐나다, 7월 1일부터 EU와 함께 보복관세 경고

트럼프 대통령의 양자 간 FTA 체결 제안을 거부하며 신경전을 벌이던 캐나다 트뤼도 총리의 기자회견을 이유로 G7 정상회의 공동성명을 철회하면서 글로벌 무역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보호무역주의와 관세장벽 배격이라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동성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승인 거부로 백지화된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의 설전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8~9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 주 샤를부아에서 열린 G7정상회의 일정을 마치지 않고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로 떠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공동성명을 승인하지 말라고 미 대표단에게 지시했다.

 

이어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G7 의장국인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정직하지 못하고 나약(저자세)하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떠난 후 트뤼도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발동은 동맹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다음달 1일부터 보복관세를 시사한 것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10일 AFP통신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 경제고문인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인용해 “트뤼도 총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약점’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라고 보도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기 전에 미국의 약점을 발견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라며 “(트뤼도 총리가) 우리 등에 칼을 꽂았다. 미국을 배신했다”고 주장했다.

 

CNN방송에 출연한 커들로는 “캐나다인들은 예의 바르고 분별력도 있지만 쉬운 상대가 아니다”며 “트뤼도 총리가 국내 정치용 발언으로 G7 전체를 망쳤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미국이 G7회의에서 선의의 성의를 다해 공동성명에 서명할 예정이었지만 ‘건방진’ 기자회견을 보고 중단했다면서 “G7 정상들은 북미회담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을 더 응원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 이같은 발언에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은 미국의 관세 조치가 위법이며 부당하다고 거듭 비판하면서 “캐나다는 외교의 장에서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 수단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캐나다는 7월 1일부터 최대 28억 유로(약 3조5200억원)의 보복관세 부과를 예고한 유럽연합(EU)과 함께 보복관세를 경고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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