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이란 혁명수비대가 20일(현지시간) 미군의 무인정찰기를 격추했다고 밝히며 미국과 이란의 대립 격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란 국영 IRNA통신과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혁명수비대는 이날 남부 호르모즈간주(州)에 침입한 미군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에서 “이란 영공을 침입해 간첩 활동을 하던 미군 무인기 ‘RQ-4 글로벌 호크’를 대공 방어 시스템으로 파괴했다”며 “미군 드론은 식별 장치를 모두 끄고 처음부터 비밀리에 비행했고 이는 국제적 항공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 상공의 국제 공역에서 무인기가 지대공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다며 “영공 침범은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 외무부는 “위법한 도발 행위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미국을 비판했고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사령관도 “(무인기 격추로) 미국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강조했다.

CNN 등 주요 외신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와 유조선 공격을 두고 양국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사태가 더욱 고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오만해에서 유조선 피격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미국과 이란은 서로를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 고조에 국제유가도 오름세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은 아주 큰 실수를 했다”고 트윗한 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5.8% 이상 급등하며 배럴당 57달러에 육박했다. 

WTI 가격은 배럴당 2.89달러(5.38%) 오른 56.65달러에,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8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2.71달러(4.38%) 상승한 64.53달러에 장을 마쳤다. 

한편 긴장이 끊이지 않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양측에 대화의 루트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는 다양한 의사소통 창구가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미국과 이란은 40년간 단교된 상태라며 대이란 경제제재까지 더해지며 상호 불신이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에 존재했던 비공식 연락 채널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작동하고 있는지 불확실하다며 “충돌을 피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으면 결국 군사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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