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특별취재팀 = 염보라 기자] "6.12 북미정상회담 성공 가능성은 그 어떤 회담 때보다 높다."

11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스윗소텔 더 스탬포드에 마련된 한국프레스센터를 찾은 고유환(사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번 협상은 한·북·미 최고지도자들이 이미 두 가지 임계점(북한 체제보장, 적대관계 종식)에서 결심하고 비핵화 협상을 시작한 자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고 교수는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을 마무리한 단계에서 급작스럽게 대화를 시작한 배경에 대해 "'흰 쌀밥에 고깃국'이라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친 숙명을 실현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봤다.

이어 "3대에 걸친 세습 정권으로 핵을 완성했지만 그 과정에서 경제적인 위기는 더욱 심화됐다. 특히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도 외부 세계와 갈등하면서 시간을 끌면 체제 압박이 더욱 심화되고, 최악의 경우 북한 내부가 폭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고 교수는 특히 핵 개발 완성 시점에서 김 위원장이 협상 테이블에 나온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장 평화공세가 아니냐는 일부 의심도 있는데, 북한이 핵 개발 과정을 대외에 공개해온 점을 봤을 때 북한의 목적은 핵 보유가 아닌, 핵 역량 과시로 판단된다"며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적대적인 관계를 풀고 협상하기 위한 계획으로 보인다"고 계산했다. 

또 "미국이 체제 안전을 보장해준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비핵화 속도를 늦출 이유가 없다"며 "트럼프가 언급한 것처럼 한 번의 회담으로 빅딜이 나올 순 없겠지만, 70여년간 이엉진 북미 적대관계를 종식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그 방향성을 이야기 하고 로드맵을 그리면서 초기 이행 조치와 관련해 어느정도 합의할 것이냐가 주된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장소로 싱가포르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싱가포르는 권위주의적인 정치 체제를 유지하면서 고도 경제성장을 이뤘다"며 "북한도 비핵화 이후 싱가포르처럼 발전 경험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트럼프는 내일(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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