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선점했던 글로벌 브랜드 매출 정체기...가격, 고객취향, 시장규모 전략 없으면 짐 싸야
소매 시장의 강자들 줄줄이 베트남 철수...패스트 푸드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 보이기 시작

[서울와이어 Nguyen Duy Bon (응우웬 쥐 본) 특파원 기자]

 

베트남 패스트푸드 시장 선두업체인 롯데리아의 정체기가 온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글로벌 브랜드 체인점들이 베트남에서 줄줄이 실패를 맛보고 있다. 가장 치열한 전쟁터 중 하나로 꼽히는 소매시장에서는 독일 메트로(Metro), 인도네시아 팍슨(Parkson), 프랑스 오샹(Auchan)등과 같은 슈퍼마켓 체인들이 짐을 쌌다. 이들의 공통점은 시장을 선점했지만 현지화 실패로 떠났다는 점이다.

 

또 하나의 잠재력 높은 시장인 패스트푸드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이지고 있다. KFC(케이에프씨), Lotteria(롯데리아), Pizza Hut(피자 헛)등과 같이 시장을 선점했던 브랜드들의 정체기가 시작됐다. 세계적인 브랜드인 burgerking(버거킹)과 mcdonalds(맥도날드)는 이미 참패를 맛보고 있다. 

 

현지매체들은 여러 시장 조사기관의 통계를 인용해 이들이 베트남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가격, 취향, 시장규모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꼽았다.

 

◼︎ 롯데리아, KFC등 선도 브랜드 정체기(?)

 

패스트 푸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주요 브랜드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지만 소비자 습관변화에 따라 성장률은 감소추세다.

베트남에서 패스트 푸드를 언급하면 가장 먼저 이야기 되는 것은 프라이드 치킨과 피자 체인이다. 

 

베트남 산업 조사 및 컨설팅 회사(VIRAC)의 자료에 따르면 KFC, Lotteria, Jollibee(졸리비), Pizza Hut, The Pizza Company(더피자컴퍼니)등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브랜드 5개 회사의 2018년 총 매출은 약5조동(약 2500억원)에 달했으며 전년에 비해 13% 증가했다. 그러나 동일한 기준으로 2017년 24%의 성장률과 비교하면 ‘절반’수준에 그쳤다.

 

KFC와 Lotteria는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진 브랜드들이다. 하지만 매출 1조동 달성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세다. 이 두 브랜드들은 나머지 2위 업체들과 매출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현지에서는 이들의 매출감소가 기존 패스트푸드 시장을 선점한 글로벌 브랜드들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KFC Vietnam 유한회사의 2018년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이 1조4800억동이고 2017 년 대비 7.5%를 증가했다. 불과 1년전인 2017년 매출 성장률은 18.3%였다.

 

Vietnam Lotteria도 2018년의 매출 성장률을 보면 2017년 기록했던 17% 대비 훨씬 줄어든 2%수준이다. 특히 2017년은 Lotteria가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지 19년만에 첫 흑자(약 1억원)를 기록한 해이다. 잠깐 반짝이다 다시 적자로 전횐할 가능성이 커졌다. Lotteria는 2018년을 기준으로 직영점 174개, 가명점 51개로 총 225개 매장을 운영중인 시장 점유율 20%의 1위 브랜드다.

 

반면, 후발주자인 Jollibee 체인의 경우 매출액은 절반 수준이지만 성장성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이다. 2018년 Jollibee Vietnam 은 8,000억동 매출을 달성해 2017년 대비 33% 증가했다. 이전 기간과 거의 동일한 성장률을 유지했다.

 

피자업종도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다. Pizza Hut과 The Pizza Company는 각각 2018년 6,170억동과 4,960억동의 매출을 기록했다. Pizza Hut이 전년 대비 매출이 6%수준으로 증가한 반면 The Pizza Company는 72%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Euromonitor)보고서에 따르면 KFC와 Lotteria는 여전히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지난 2 년간 성장률이 크게 둔화됐다. 
 

롯데리아나 KFC와 동일한 메뉴와 시스템을 가진 현지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써클케이(Circle K)나 세븐일레븐(7-Eleven)등과 같은 지난 3년간 새롭게 등장한 패스트푸드 체인점등은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로인해 KFC 또는 Lotteria의 시장 점유율을 갈수록 적어지고 있다.(베트남에서는 즉석음식들을 판매하는 편의점 같은 슈퍼마켓체인을 패스트푸드점으로 생각한다.) 최근에는 태국 최대의 재벌기업 중 하나인 CP그룹이 FiveStar(파이브스타)라는 브랜드로 진출했다. 그동안에는 직접적인 매장 운영보다는 CP제품을 납품하는 형태로 600여개 납품지점을 통해 사업을 운영해 왔다. 올해부터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내걸로 경쟁을 시작했다.

 

닐슨 보고서는 ”베트남 소비자의 상당수는 건강하면 성공의 신호로 간주한다. 식품 스캔들이 발생하고 환경 오염으로 인해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과 가족의 건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패스트 푸드점에 대해 경계를 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 가격, 취향, 시장규모 넘어서야 

 

지난연말 CNBC 뉴스에서 McDonalds와 Burger King이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을 때 실패한 원인을 분석 보도했다. 가장 큰 세 가지 장벽은 가격, 고객 취향, 시장규모다.

 

일반적으로 KFC, McDonald's 또는 Burger King에서 판매하는 음식가격은 일반적인 베트남 사람들의 소득에 비해 너무 비싸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베트남 사람들은 식량을 구매하기 위해 소득의 70%를 지불한다. 식당, 식품점, 마트등에서 식량을 구매하지만 패스트 푸드 체인에 사용하는 비용은 소득의 1%수준이다.

 

가격만이 유일한 장벽이 아니다. 베트남 음식 서비스 산업은 10 년 전에 비해 크게 확장됐다. 현재 약 430,000 개의 음식집, 80,000 개의 식당, 약 7,000 개의 패스트 푸드 매장을 포함하여 54만 개의 매장이 있다. 고객이 먹고 싶을때 너무 많은 선택권이 있다. 경쟁이 너무 치열한 시장이다.

 

지난 2014년 McDonald's 가 베트남에 첫 매장을 오픈하자 많은 미디어와 대중 매체의 주목을 받았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BigMac(빅맥)을 사기 위해 몇 시간 동안 대기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잠깐이었을 뿐 더 이상 나타나지 않고 있다. McDonalds는 베트남 전역에 대도시 위주로 2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맥도날드가 처음 진출했을때는 줄을 서서 먹었지만 소비자 취향이 변하면서 그런 모습을 찾아볼수 없다.

비슷한 메뉴를 판매하는 수많은 현지 패스트푸드 브랜드들도 생겨났다. 대표적으로 호치민에는 베트남의 KFC로 불리는 TexasChicken(텍사스치킨)이 있다. 거의 KFC와 메뉴와 시스템이 흡사하지만 밤늦도록 손님이 불빌 정도로 인기가 높다. 버거의 경우도 높은 가격대의 Burger Joint Saigon(버거조인트사이공)을 비롯해 수많은 수제 버거집과 체인들이 등장했다. 

 

또 다른 요인은 고객의 취향이다. 요리 문화에서 서구사람들은 개인 식사를 좋아하지만 베트남 사람들의 요리 문화는 음식을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패스트푸드는 나눌수 있는 음식들이 아니다.

 

KFC는 고객 취향에 따라 메뉴를 조정하고 밥와 새우 burger 를 추가해 패스트 푸드 시장에서 성공했다. 그럼에도 지난 2017년까지 KFC가 단 10 개의 매장을 여는데 7년이 걸렸다. 이 후에도 베트남 사람들의 취향에 맞게 메뉴를 여러 차례 조정했다. 

 

VIRAC 관계자는 현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도시에서의 빠른 삶과 함께, 패스트 푸드는 여전히 필수적이며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취향, 소비 스타일이 점점 변하고 있고 더 많은 현지 브랜드의 등장으로 인해 기존의 브랜드들은 시장 점유율을 점차 잃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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