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논의됐던 사항’ 일부 보도… 미 국방부 “변경 내용 전달 없었다”
北노동신문, “선의의 대화 중에는 한미훈련 중단될 것” 보도
트럼프, 한미훈련 중단 방침 인정 “주한미군 철수는 논의 안해”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표명한 사실이 드러나며 미국 내에서도 거센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북미정상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도발적’이라며 중단을 표명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훈련 중단이 ‘이미 논의됐던 사항’이라고 전하고 있지만 12일(현지시간)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 후 미 국방부가 패닉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CNN과 인터뷰 한 차드 캐럴 주한미군 대변인 역시 “올해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 등 향후 한미훈련에 관한 새로운 방침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미훈련 중단을 시사하는 폭탄 발언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훈련은 매우 도발적이고 우리는 완전한 거래를 협상하고 있다”며 “우리는 군사연습을 중단할 것이며 엄청난 비용이 절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싶고 언젠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주요 외신은 이같은 내용이 북미회담 공동합의문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의문을 제기했지만 북한 관영 언론은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간 선의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한미훈련을 중단할 수 있다는 의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위해서는 상대방을 적대시하는 군사행동을 중지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관계 개선이 진척되면 대북제재를 해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귀국 후 미 ABC방송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훈련 중단 방침을 확인했지만 주한미군 철수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우산 제거 문제’는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으며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의 핵무기 제거를 뜻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위한 기본 틀을 갖고 있고 그 시기가 매우 빠를 것”이라며 “북한의 전면적 비핵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자신의 나라를 매우 위하며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하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평생 많은 사람과 협상을 해봤는데 가끔은 가장 신뢰하지 않는 사람이 가장 정직한 사람으로 밝혀지는 일이 있고, 가장 믿었던 사람이 정직하지 않은 사람으로 밝혀질 때도 있었다”며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AFP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훈련 중단 발언이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의 갈등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력한 매파’로 알려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백악관 입성 후 이미 온건파로 분류되는 매티스 장관과 대북정책 등에서 갈등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한미훈련 축소와 관련 “북한의 도발을 막는 억지력과 동맹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며 강력한 반대의사를 나타냈던 매티스 장관은 북미회담 직전까지 국방부 기자단에게 “내가 아는 한 주한미군 문제는 정상회담 의제가 될 수 없다”며 “미국과 한국만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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