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국제결제은행(BIS)이 페이스북,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의 금융업 진출을 우려하며 ‘새로운 난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IS는 2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IT 공룡기업들이 풍부한 데이터를 토대로 결제·자금 관리·보험·대출 등의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며 “대형 IT 기업이 데이터를 무기로 단시간에 시장을 지배해 금융계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런 새로운 서비스는 은행계좌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이 많은 지역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리스크가 높은 사람에게 적은 담보로 대출을 해줄 가능성이 있다며 새로운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의 규제로는 대응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형 IT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게 되면 금융 규제뿐만 아니라 경쟁 정책이나 데이터 보호 등 다방면에 대한 포괄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BIS의 주장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도 지난 18일 페이스북이 새로운 가상화폐 ‘리브라’ 출시를 공식화한 것을 주목하며 시장의 반응을 주시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마크 카니 총재는 “리브라가 성공하면 금제 금융 시스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고 구로다 하루히코(黒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로 “리브라가 금융 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며 가상화폐 규제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한편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파이낸셜은 설립 14년 만에 중국의 금융 생태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4년 알리바바가 만든 결제시스템 알리페이에서 출발한 앤트파이낸셜은 결제 규모와 거래자 수 등이 급증하며 기업가치가 올랐고 마스터카드의 결제 규모를 뛰어넘는 수준에 달했다.

하지만 급속도로 파이를 키우는 IT 기업의 행보에 중국 금융권이 정부에 항의, 지난해부터 정부의 금융감독을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BIS의 지적처럼 빅데이터를 보유한 IT 기업들이 금융업에 진출해 문제가 생길 경우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데는 공감한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기존 금융 서비스와 규제만 인정하고 새로운 것을 배척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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