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서 북일 당국 관계자 접촉… 불편한 북일 관계 해소될지 국제사회 주목
日, ‘납치 문제 해결 우선’ 정부 의향 전달해
9월 중순 러시아 ‘동방경제포럼’ 9월 말 뉴욕 ‘유엔총회’ 유력

북미정상회담 후 가장 불편한 관계로 꼽혔던 북한과 일본이 대화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일본 정부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15일 일본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개최 예정 시기는 올 가을로 일본이나 북한이 아닌 제3국에서 만남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신문은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거론되던 올 봄부터 북일 간 만남도 비밀리에 추진돼왔다”며 “올 8~9월 북일 정상회담 개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HK는 한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미정상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의 전화에서 김 위원장이 일본과의 대화에 개방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하자 일본 정부가 북한과의 직접 대화 추진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김 위원장과의 대화가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고 물밑 절충을 시작했다고 했다.

 

교도통신은 북한과의 정상회담이 실현될 경우 일본 정부가 납치 문제 해결뿐 아니라 일본의 안전보장에 위협이 되는 탄도미사일 폐기도 제안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외무성 고위 관계자는 전날 북일 당국 관계자들이 몽골에서 열린 국제회의 ‘울란바토르 대화’에서 접촉해 공식 만남을 가졌다며 “납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일본은 경제협력은 물론 북한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정부 의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두 정상 간 만남 장소로 거론되는 곳은 러시아와 뉴욕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9월 중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과 같은 달 말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북일 정상이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월드컵 개막식에 맞춰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동방경제포럼에 맞춰 김 위원장을 러시아에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러시아 개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베 총리 역시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는데다 푸틴 대통령도 북한 정세에 영향력을 과시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북일 정상회담을 주선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뉴욕 개최가 유력하다는 의견도 팽팽하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김 위원장을 유엔총회에 초청해 연설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때 북일 간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가 8월 평양을 방문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평양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사학스캔들 여파로 아베 내각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에서 아베 총리가 방북해 일본인 납치자 귀국 등 일정한 성과가 없을 경우 정치 기반이 흔들릴 뿐 아니라 정치 생명도 장담할 수 없는 사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북미회담 개최 확정 후에도 대북제재 압박 강화를 주장했던 일본과 “일본은 심사가 꼬여 있다”며 비난 강도를 높였던 북한의 불편한 관계가 해소될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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