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본점 전경.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은행간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급성장 중인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일종의 유인책인 셈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내달부터 법인 대상 퇴직연금 수수료를 최대 50% 낮출 예정이다. 현재 금융당국 승인을 앞두고 있다.

앞서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수수료 체계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수수료 개편의 주요 내용은 △개인형 퇴직연금(IRP)가입자 계좌에 수익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 수수료 면제 △IRP 10년 이상 장기 가입 고객 할인율 확대 △연금방식으로 수령시 수수료 감면 △사회적 기업 수수료 50% 우대 △확정급여형(DB)·확정기여형(DC) 30억원 이하 기업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1억원 미만 고객 수수료 인하 등이다. 

KEB하나은행도 일찍이 개인형퇴직연금(IRP)·확정기여형퇴직연금(DC) 수수료를 내렸다. 

만 19세부터 34세까지의 IRP 가입자에 대한 수수료를 70% 내렸고, 만 55세 이후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수령하는 고객에게는 최대 80% 인하를 결정했다. DC 자산관리 수수료율은 일괄 0.02% 인하한다. 사회적 기업에 대해서는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를 50%까지 내린다.

은행 측은 "누적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경우 그 해 청구된 수수료 자체를 일괄 면제하는 방안도 현재 추진 중"이라고 귀띔했다.

IBK기업은행은 올 초 수수료 체계를 개편했다. 창업·사회적기업 등 일자리 창출 또는 확대 기업에게 수수료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확정급여(DB)형과 개인형IRP의 수수료를 인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를 추진한 바 있다. KB금융은 올해 3분기 중 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은 퇴직연금 시장을 '블루오션'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약 190조원이다. 전년 대비 무려 21조원이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은행권이 굴리는 자금 규모는 96조원으로 전체 퇴직연금 시장의 절반 규모를 차지한다. 신한은행(19조640억원), 국민은행(17조435억원), IBK기업은행(13조8316억원), 하나은행(12조6296억원), 우리은행(12조5716억원), NH농협은행(10조3546억원) 순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연금만으로는 안정적인 노후 준비가 힘들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퇴직연금 시장이 블루오션 시장으로 떠올랐다"며 "수수료 인하를 통해 고객을 유입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각사간 노력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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