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약 미국이 공격받아도 일본은 우리를 도울 필요가 없다”며 미일 안보조약이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미일 정상회담을 앞둔 일본 정부는 분위기 진화에 나섰지만 무역협상에서 더 많은 양보를 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 이뤄진 폭스비즈니스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일본이 공격당하면 우리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싸우겠지만 반대 경우 일본은 반드시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과의 안보조약에 불만을 표했다. 이어 “그들은 그 공격을 소니 텔레비전으로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고 비꼬았다.
그는 ‘일본, 인도, 그리고 동남아 국가와의 양자간 협정에서 무엇을 이루고 싶냐’는 질문에 “대부분 국가는 미국으로부터 매우 큰 이익을 얻고 있다”며 “이건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NHK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엔 조약 파기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대통령 취임 전에 이미 미일동맹이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나타낸 적이 있다”며 지론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일부 미 언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과의 사적인 대화에서 미일 안보조약의 불공정을 논하며 파기를 언급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일본 정부는 “보도에 나오는 이야기는 전혀 근거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미 국무부 홍보 관계자 역시 “기사에 전혀 근거가 없다”며 “미일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공고하고 미국은 오키나와를 비롯한 일본에 군대를 전개함으로써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전보장상 이익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은 동맹국이 방위책임을 공평하게 분담하길 기대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동맹 관계 강화를 위해 협상할 것”이라며 주둔비 추가 증액도 요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 국무부 관계자 발언을 종합해볼 때 미국이 미일 안보조약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27일 일본 방문을 앞두고 안보를 협상 카드로 내민 것은 일본과의 무역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인터뷰에서 오는 28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 문제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중국에 추가관세를 부과한다고 재차 표명했다며 미국이 G20 정상회의를 통해 일본·중국과 무역 담판을 지으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