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 오사카(大阪)에 도착한 가운데 레이와(令和) 연호가 시작된 후 첫 태풍이 일본을 덮쳤다.

일본 기상청은 27일 밤 시코쿠(四国) 앞바다의 열대 저기압이 태풍으로 바뀌면서 28일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오사카에도 많은 비가 내릴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3호 태풍 ‘스팟’은 중심기압이 998헥토파스칼, 최대 풍속 18m, 최대 순간풍속 25m의 소형 태풍이지만 이날 오전까지 오사카를 비롯해 관동 지역에 폭우를 쏟아붓고 있다. 특히 태풍 전선이 걸려 있는 도호쿠(東北) 지역에는 강한 비로 토사가 유출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때아닌 태풍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던 전날 오후 6시 40분께 트럼프 대통령이 오사카 공항에 도착하자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틀간의 험난한 회의를 암시하는 듯하다”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박 3일간 일정으로 일본을 비롯한 9개국 정상과 만날 예정이다. 이날 오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오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마지막 날인 29일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세기의 담판’이 예정돼 있다. 방일 전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 “합의가 되지 않으면 상당한 추가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율은 25%가 아닌 10%지만 6000억 달러 규모 전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위안화 절하에 대해서도 “자국 통화가치를 일부러 떨어뜨려 경제와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국유기업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며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비난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시 주석은 이번 만남에서 화웨이 제재 해제를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해결할 준비를 하기 전에 트럼프 행정부에 조건들을 제시할 것”이라며 미국의 보복관세 철회와 지난 무역협상에서 미국이 요구한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 철회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측이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면서 국제사회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무역 문제에서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일단 미중 무역협상 재개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의 일정을 마친 뒤 29일 오후 방한한다. 3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비무장지대(DMZ) 방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 제기된 ‘판문점 깜짝 만남’에 대해서는 “그와는 만나지 않는다”고 말해 선을 그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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