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중부건어물시장 모습들]

 

[서울와이어 소인정 주부기자] 오늘은 여름 장마 오기 전 미리 준비해둬야 할 대표 식자재중 하나인 멸치를 구입하고자 가장 뜨거운 시간대에 을지로 4가에 위치한 서울 중부건어물시장을 방문했다. 새삼스레 서울 중구에 ‘특색 있는 시장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가지 주제로 구색을 갖춘 큰 시장들이 나름 실크로드를 이루며 위치해 있다.

건어물시장이라 해서 말린 생선만 판매하는 시장이라 생각하겠지만 막상 가보면 먹을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말려서 판매하는 곳이라 시장규모에 깜짝 놀라게 된다.

중부 건어물 시장은 주로 도매위주의 판매를 하나 새로 정돈된 신흥골목을 중심으로 좌, 우 가게들은 소매판매를 한다.

시장입구의 시장안내지도를 보면 주제별로 구역이 잘 나뉘어져 있고, 찾기 쉽게 안내되어 있다.

꼭 필요한 곳만을 돌아보겠다는 혼자만의 야무진 생각은 시장 초입부터 무너졌다. 구석구석 눈길을 끄는 곳도 많고, 시식을 권하는 상점도 많아 호의를 무시 못하고 이곳 저곳을 돌아 다니다 보니 생각보다 힘들었는데 시장 중간중간에 구매자들을 배려한 쉼터를 만들어 놓은 것도 참 좋은 아이디어란 생각이 들었다.

 

[사진=다양한 야채 건조식품, 맛깔나는 젓갈 등]

 

아무래도 잠시 쉬었다가 한 바퀴 더 돌아보게 만들려는 판매전략이 숨어있는 듯 하다. 푸짐함 인심덕에 이곳 저곳에서 섭취한 건어물과 견과류들로 입안 염도가 절정일 때 나의 단골인 딸만 셋을 두신 [ㅅㄴ상회] 다시마 사장님께서 건네주신 야쿠르트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반갑고 고마웠다.

 

[사진=중부건어물시장의 멸치]

 

오늘 중부 건어물시장을 찾은 목적인 멸치를 구입하기 위해 멸치골목을 돌아 다녔다.

멸치의 조선시대 후기부터 대량으로 어획했다는 문헌자료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조선전기 그 이전에도 대량으로 어획했다는 문헌이 없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멸치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오랫동안 우리나라 대표 서민 식재료 중의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하여 대량포획이 가능하고 또 조리방법도 다양하고 쉽기 때문인 것 같다. 

또 멸치는 잡는 방법에 따라 가치와 가격이 정해지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고기배가 멸치 떼를 따라 다니면서 잡는 ‘유자망’ 어업방식으로 잡은 멸치는 주로 젓갈용으로 가공되고, ‘기선권현망’ 어업방식이나 ‘정치망’ 어업방식, ‘죽방렴’ 어업방식으로 잡은 멸치는 주로 마른멸치(건멸치)로 가공된다고 한다. 이중에서도 수심이 얕고 물살이 빠른 곳에 ‘V‘자로 참나무를 박아 잡는 ‘죽방렴’어업방식으로 잡은 멸치가 최상품으로 치는데, 우리가 먹어보긴 힘들지만 알고는 있는, 바로 그 '죽방멸치' 라는 것이 이것에 속한다 

 

[사진=멸치 가격대별 이미지]

 

■ 멸치 선택은 어떻게?

멸치는 조리용도에 따라 크기를 다르게 구입하면 하면 된다. 단, 가격대 별로 멸치의 품질상태나 맛이 다르니 비교해서 선택하는 소비자의 지혜를 발휘하면 좋을 것이다.

1만5천원~2만원대의 멸치는 노랗게 기름기가 많고 (*박스에 기름이 베어 있음),

2만원~2만5천원대 멸치는 비교적 기름기는 적으나, 비늘 등의 손상과 크기가 일정하지 않고 (대부분 찬바람 부는 늦은 시기에 잡은 멸치라 멸치 등 부분 색깔이 검다), 2만5천원~3만원대 멸치는 비늘 상태 및 크기가 일정하다. (색깔도 얌전하고 자태도 얼마나 조신한지 서민죽방멸치라고 불러도 될 정도)

멸치는 장마 직 후 잡은 멸치를 가공하여 찬바람이 부는 가을에 구입하는 것이 가장 좋은 멸치인데 눈으로도 그 차이가 확연했지만 실제로 먹어보니 그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1만5천원~2만원대 멸치가 가장 비린 맛이 많이 나고 짠 반면, 2만5천원~3만원대 멸치가 비린 맛이 없고 염도도 가장 적당했다.

멸치 보관 방법은 구입 후 거풍 필요 없이 냉동실에 보관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한다.

사장님의 조언대로 훌륭한 멸치 2박스와 자연 건조한 빛깔 좋은 두툼한 국물용 다시마와 부드러운 미역을 다량 구입하니 부피가 어마어마한 짐 보따리가 어느덧 내 양손에 쥐어져 있었다.

뒤 돌아 나오는데 시장 내에서 자리를 옮기신 군산 젓갈 아주머니께서 오랜만이라며, 그냥 가면 서운하다고 맛만 보고 가라고 입에 넣어주신 멍게 젓갈 덕에 힘이 블끈불끈..... 시장 밖의 기온은 눈 살 찌푸려지게 뜨거웠지만 시장 안은 참 따뜻했다. 

 

<다음편 기사는 알뜰살뜰 주부! '생 마른멸치 무침' 만들기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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