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후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공동취재단]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박2일간의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시작했다.

29일 첫날 일정인 녹지원 산책, 칵테일 리셉션, 저녁만찬을 마치고 이튿날 일정인 공식 정상회담만 남겨뒀다. 
 

이번 정상회담은 두 정상이 어떤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최대 쟁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제안'으로 대두된 비무장지대(DMZ) 남·북·미 정상 회담 성사 여부에도 전세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트럼프 대통령 29일 방한… 청와대 배려 '눈길'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오후 7시8분께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했다. 이후 대통령 전용 헬리콥터인 '마린 원'을 타고 용산 미군기지까지 이동, 전용차량 '비스트'로 갈아탄 뒤 오후 8시7분께 청와대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5분 가량 녹지원 산책을 마친 뒤 상춘재 앞마당에서 간단한 칵테일 리셉션을 가졌다. 술을 못마시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청와대는 탄산수와 주스 등도 준비했다.

또 아이돌 그룹 '엑소'와 2020년 도쿄올림픽 골프 여자 국가대표 감독인 박세리 씨가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에 동행한 이방카 보자관의 자녀가 엑소 팬인 것으로 알려졌다. 엑소는 이방카 보자관 자녀를 위해 사인이 담긴 앨범을 선물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박세리 감독 섭외는 '골프 광'인 트럼프 대통령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4~5일에 한 번 꼴로 골프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 만찬에는 불고기 소스를 곁들인 미국산 소고기 스테이크를 메인 메뉴로 준비했다. 청와대는 “양국 간 협력과 조화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측 수행원단의 입맛을 고려해 미니 햄버거도 마련했다. 유대교로 개종한 것으로 알려진 이방카 보좌관 내외를 위한 유대교 식단 코셔(kosher)도 별도로 제공했다. 방한 일행을 위한 청와대의 배려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함께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은 김정숙 여사./사진=연합뉴스

 

◇ 30일 한국 경제인 만남 후 정상회담… 비핵화 대화 재개 방안 논의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이틀째인 30일 본격적인 한미 정상회담에 돌입하기 전, 한국 경제인들과 만난다.

시간과 장소는 오전 10시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로 확정됐다. 하얏트 호텔은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로 알려진 곳이다. 지난 27일 입국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현재 이 곳에서 묵고 있다.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을 포함해 국내 20대 그룹 대표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어 11시부터는 본격적인 정상회담 일정이 이어진다. 정상회담과 확대회담 겸 업무오찬, 공동 기자회견을 차례로 진행한다.
 

29일 청와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에 도착해 방명록에 서명하고 기념촬영을 한다.

이후 한미 정상 외에 양측에서 4명씩 더 배석하는 '1+4 소인수 회담'을 11시50분까지 청와대 접견실에서 진행한 뒤, 곧이어 낮 12시 55분까지 '1+10' 확대회담을 겸한 업무오찬을 한다.

회담에서는 북미 간 비핵화 대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고심할 것으로 보이며, 이밖에 경제 협력에 대한 논의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하기에 앞서 열린 칵테일 리셉션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골프 여자 국가대표 감독인 박세리 씨와 만나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스

 

◇ 트럼프, DMZ 방문할까? … 남북미 회동 기대감↑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 성사 여부도 관심사다. 특히 남북미 정상의 극적 회동에 대한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 일정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29일 한국으로 출발하기 전 트위터를 통해 "한국에 있는 동안 김(정은) 위원장이 이 글을 본다면, 남과 북의 국경지대인 DMZ에서 만나 악수하며 인사라도 나누면 좋겠다"고 깜짝 제안했다.

여기에 북한 외무성 최선희 제1부상은 담화문을 내고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화답해 극적 회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남북미 정상 간 회동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이 성사된다면, 장소는 판문점 인근에 있는 DMZ 내 최북단 경계초소인 오울렛 초소(OP)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을 직접 찾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취임 후 두 번째로, 2017년 11월 이후 19개월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일정을 마친 뒤 30일 오후 워싱턴을 향해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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