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한 가운데 지난 29일 폐막한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대한 추가관세 인상 보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시사했다.

이미 양국의 무역전쟁 휴전 가능성을 점쳤던 CNBC 등 외신은 백악관의 기본적인 계획은 미중 간 휴전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적어도 당분간은 중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높이 평가하며 “(중국에 대한) 새로운 (관세) 인상은 하지 않는다”며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를 재고할 방침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며 “중단했던 부분부터 다시 재개한다”고 말해 지난 워싱턴DC 고위급 무역협상 후 중단됐던 협상을 조만간 재개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곧 많은 (미국의) 농산물을 구입하게 되며 팔고 싶은 품목의 명단을 앞으로 중국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하며 사실상 금수조치가 내려졌던 화웨이 제품을 미국에서 판매하는 것을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그는 “많은 미국 제품이 화웨이의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고 있어 거래를 계속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며 “안보상 문제가 없는 곳에서 장비나 설비 등을 팔아도 좋다”고 말했다.

반면 그간 주장해 온 화웨이 제품의 안전보장상 우려에 대해서는 “매우 복잡한 문제”라며 무역협상 과정을 보며 어떻게 되는지 보고 싶다고 말해 계속해서 화웨이를 주시할 것임을 강조했다.

화웨이를 미국의 거래제한 명단인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하냐는 질문에는 “시 주석과 회담에서 거론하지 않았다”며 “내일이나 화요일에 다시 논의하는 회의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외신이 주목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북한을 언급하며 “한국 방문 때 김 위원장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한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쪽(북한)으로부터 김 위원장과의 면담 제의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을 먼저 밝혔다. 그는 구체적 사항이나 실현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김정은과는 잘 하고 있고 (만남은) 단 시간 인사라도 하면 좋겠다”며 실현될 경우 군사분계선(DMZ)을 넘어 북한에 발을 디딜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DMZ를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월경’을 할 경우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게 된다.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한국에 도착,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사전환담을 한 뒤 친교 만찬을 가졌다.

방한 둘째 날인 30일 오전 11시에는 문 대통령 취임 후 8번째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두 정상은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을 겸한 오찬을 한 후 오후 1시 공동 기자회견을 예정하고 있다.

‘판문점 깜짝 만남’을 부정하며 “그와는 만나지 않는다”고 말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바꾸며 DMZ 방문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비핵화를 놓고 정체됐던 미국과 북한의 관계와 한반도 비핵화 관련 메시지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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