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대사 “만성적 편견 빠진 위선적 집단” 비난
UNHRC 탈퇴에 유엔·인권단체 등 “유감”… 이스라엘, “트럼프 용기 있는 결단 감사”
파리협정·TPP·유네스코·이란핵합의 등 국제협정 줄줄이 발 빼
국제기관 공조 후퇴 우려 확대

미국이 파리협정·유네스코 등에 이어 유엔인권이사회에서도 탈퇴한다.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 나선 니키 헤일리 유엔 대사는 反이스라엘 성향을 보이는 이사회가 만성적 편견에 빠져 있다며 탈퇴 이유를 밝혔다 / 사진=미 국무부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이 유엔인권이사회(UNHRC) 탈퇴를 결정했다고 19일(현지시간)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발표에 나선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탈퇴 이유로 반(反)이스라엘 유엔인권이사회의 ‘만성적인 편견’을 꼽으며 이사국들도 ‘위선적’이라고 주장했다.

 

CNN, AFP통신 등 외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인권이사회에 대한 반감을 보여 왔다”며 “이사회를 인권을 짓밟는 위선적이고 이기적인 조직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헤일리 대사는 “인권이사회가 인권이 아니라 정치적 편견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가 있다”며 중국과 베네수엘라, 콩고를 지목했다. 특히 대량학살을 저지르며 기본적 인권을 경시하고 있는 인권침해국 콩고를 이사국으로 앉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결의가 북한이나 시리아에 대한 것보다 많다”며 “이 역시 (이사회가) 인권 차원이 아니라 정치적 편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권이사회가 너무 오랫동안 인권침해국 보호 역할을 하는 등 우리의 개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오히려) 인권을 지킨 나라에 죄를 떠넘기고 있다”며 탈퇴 이유를 밝혔다.

 

헤일리 대사는 인권이사회가 이사국 선출 기준을 엄격하게 바꾸고 인권침해국을 제외시켜야 한다면서 이사회가 인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개혁할 경우 복귀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국제사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이 세계기후변화협정(파리협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 이란핵합의 등 주요 국제협정에서 발을 빼고 있어 각 분야에서 국제기관의 공조가 후퇴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인권이사회가 전 세계 인권보호와 촉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 유감을 표했고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도 트위터 성명에서 “놀랍지는 않지만 안타까운 뉴스”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도 “이스라엘 옹호를 우선하는 미 행정부의 한심한 정책 표현”이라고 비난하며 탈퇴 결정을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미국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단에 감사한다”며 환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유엔인권이사회가 오랫동안 이스라엘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 적대적 태도를 보여 왔다”며 “위선적인 이사회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결정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명백한 표현”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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