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외교를 높이 평가한 주요 외신이 이번 북미 정상회담으로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중단됐던 두 정상의 대면 접촉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 사진=폭스뉴스 화면 캡처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비무장지대(DMZ)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깜짝 회동’을 성사하면서 전 세계가 트럼프의 ‘트위터 외교’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주요 외신들은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는 역사적 순간을 긴급 타전하며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서 시작됐다”며 “그 동안의 외교 상식을 뒤집었다”고 평가했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트위터 초청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난 수십년 간 미국과 북한은 마주보려 하지 않았지만 오늘날 외교는 트위터로 이뤄졌다”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 응했다는 점이 큰 변화라고 분석했다.

AFP통신은 김 위원장과 약 45분간 회담을 한 트럼프 대통령이 “좋은 회담”이었다며 김 위원장을 백악관에 초청했다고 보도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DMZ 회동을 ‘즉흥적인 제안’이라고 밝혔지만 사전에 준비된 ‘이벤트’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통신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전날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만찬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북미 간에서 무언가가 진행 중일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회동 제안에 “흥미롭다”며 만남이 성사되면 DMZ를 넘은 첫 미국 대통령이 된다는 반응을 보였던 미국 언론들도 놀라는 눈치다.

트럼프 대통령의 판문점 행보를 생중계한 CNN은 “트럼프가 북한에 20발 내딛으며 은둔국에 진출한 사상 첫 미국 대통령이 됐다”며 “이는 양국 관계를 개선시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전했다.

CNN은 “올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후 양국 관계가 암초에 부딪쳤다고 보여졌지만 오늘 세계에서 가장 삼엄한 곳에서 북미 정상이 평화롭게 악수하는 장면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폭스뉴스도 트럼프 대통령이 ‘은둔의 왕국’에 발을 들여놓은 첫 미국 대통령이 됐다면서 “비공개로 진행된 50여분 간의 이벤트는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중단됐던 두 정상의 대면 접촉 복귀를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은 “그곳이 내가 방문할 장소 중 하나라고 알고 있다”며 이미 DMZ에서 김 위원장과 만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트럼프 대통령이 뜻을 이뤘다고 전했고 AP통신도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이번 회담은 두 정상 간의 개인적 관계를 더욱 심화시키고 양국 관계를 진전시키는 또 다른 의미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말을 전했다.

일본 NHK도 “그것은 트윗으로 시작됐다”며 북미 전격 회담을 시간대별로 상세히 보도했다.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G20 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오전 8시 전 트위터에 “만약 김 위원장이 이 트윗을 보면 남북 군사분계선에서 그와 만나고 인사와 악수할 것”이란 글을 올리며 갑자기 북미 회담에 의욕을 보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폐막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이 대통령의 트위터를 팔로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며 신속한 반응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브콜에 김 위원장이 답하면서 판문점 깜짝 회동이라는 역사적 사건은 트위터로 만 하루 만에 이뤄진 셈이다. 

한편 미국과의 강한 동맹 관계를 자랑하던 일본 정부는 “사전에 미국으로부터 연락은 없었다”며 이번 북미 회담 소식을 트위터로 알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하지만 외무성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다운 방식”이라며 이번 만남이 북한 비핵화와 일본인 납치 문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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