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전국 아파트 값 6년 만에 하락…김해시 -6.58%로 하락, 광양시 2.53% 상승/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와이어 천선우 기자]  2일 한국감정원의 주택가격동향 조사를 통해 올해 상반기 전국의 아파트값은 1.85% 하락한 가운데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내린 곳은 경남 김해시, 반대로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전남 광양시로 나타났다. 상반기 기준으로 아파트값이 내린 것은 2013년(-0.14%)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하락폭이 가장 큰 지역은 경남 김해시로 상반기에만 6.58% 하락했다. 김해시는 거제시와 함께 조선업 불황 등 지역경기 침체와 입주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4년째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김해시는 올해 상반기 아파트 전셋값도 의왕시(-14.13%)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은 9.83% 하락해 역전세난이 심화하고 있다.

 

김해에 이어 김천시가 -5.76%로 두번째로 낙폭이 컸고 충주시(-5.67%)도 충청권 입주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아파트값이 많이 내리는 등 상대적으로 지방 아파트값 약세가 지속했다.

 

광명시는 올해 상반기 아파트값이 5.65% 떨어지며 수도권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지난해 8, 9월 이 지역 재건축 추진 단지와 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투자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아파트값이 단기 급등했다가 정부의 9·13대책 이후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원주시(-5.22%)와 경주시(-5.10%), 포항시(-4.63%), 경기도 하남시(-4.54%) 등도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내렸다.

 

강원도는 평창동계올림픽 폐막 이후 투자수요가 감소하고 있고 하남시는 새 아파트 입주 증가로 내림폭이 컸다.

 

한편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값(-1.67%) 역시 9·13대책과 입주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6년 만에 처음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2013년 상반기에 0.96% 떨어진 이후 첫 하락으로 1.79% 내렸다. 

 

국민은행의 KB부동산 리브온(Liiv ON) 통계로도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이 0.56% 떨어지며 6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그러나 감정원 조사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201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5년간 27.09% 오른 것에 비하면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서울 구별로는 연초 재건축 단지들이 급락하면서 강남지역의 매매가격이 많이 내렸다. 새 아파트 입주가 겹친 강동구의 아파트값이 -4.35%로 하락폭이 가장 컸고 강남구가 -3.40%, 서초구 -2.50%, 송파구가 -2.28%를 기록했다. 양천구도 연초 목동신시가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늘어나며 2.55% 하락했다.

 

그러나 서울은 3월 중순 이후 급매물이 팔리기 시작하면서 지난달부터는 통계상으로 상승 전환한 단지들이 늘고 있어 앞으로 하락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어 주택산업연구원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 민간 연구기관은 하반기 서울 아파트값이 보합 내지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대부분의 아파트값이 하락한 가운데서도 지방 일부 지역은 가격이 올라 대조를 이뤘다.

 

전남 광양시의 아파트값은 2.53%로 올라 전국에서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 지역은 제철소 등 철강업체 근무 수요가 꾸준한 데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아 외지인의 갭투자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영향으로 대전광역시의 아파트값도 0.87% 올랐다. 대전은 매수세가 몰린 유성구와 중구의 아파트값이 각각 1.85%, 1.18% 오르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대구와 광주광역시 아파트값은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상반기에 각각 0.33%, 0.09% 하락했으나 KB부동산 리브온 통계로는 각각 0.30%, 0.32% 올라 조사기관마다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은 상승, 하락 변수가 혼재하며 지역별로 차별화된 시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KB부동산 리브온 이미윤 차장은 "부동산 시장에서 볼 때 풍부한 유동성과 금리 인하 가능성은 호재지만 하반기 재산세·종부세 과세가 본격화되고 집값 불안시 정부가 추가 대책도 내놓겠다고 밝힌 것은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기존 주택보다는 정부의 분양가 관리로 시세차익이 커진 새 아파트 청약시장과 상업용 부동산 등으로 관심이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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