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임시 정상회의에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에 프랑스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지명했다. 

EU 집행위원장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이 내정되면서 EU의 5대 핵심 보직 가운데 2명을 여성이 차지하게 됐다.

CNBC와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EU 지도부와 28개 회원국 정상들이 참석한 EU 정상회의는 지난달 30일부터 이어진 마라톤 회의 끝에 오는 10월 말 퇴임하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후임을 결정했다.

3일간 이어진 회의에 마침표가 찍힌 것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두 명의 여성 수장을 기용하는 방안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제안하면서부터다. 

프랑스 재무장관을 지낸 라가르드 총재는 중앙은행 경험은 부족하지만 IMF 총재이며 2011년 유럽의 채무 위기에 대응한 금융 전문가라는 평가다. 주요 외신은 당시 유럽 채무 위기를 함께 극복한 메르켈 총리와의 관계도 양호하다며 각국 정상의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드라기 총재에 이어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ECB 수장에 오르는 라가르드 총재와 마찬가지로 폰데어라이엔 장관도 최초의 여성 EU 집행위원장이 될 예정이다.

EU 정상회의는 또 11월 말 임기가 끝나는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후임으로 미셸 벨기에 총리를,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에는 호세프 보렐 전 스페인 외교장관을 내정했다.

한편 금융시장에서는 통화긴축을 선호하는 ‘매파’로 분류되는 옌스 바이트만 독일 연방은행 총재가 유력 후보로 꼽히면서 드라기 총재의 금융완화 노선이 바뀔 우려가 제기됐지만 라가르드 총재가 낙점돼 안심하는 분위기다.

라가르드 총재의 금융정책 방향은 아직 불확실하지만 적극적인 금융완화를 지지해 온 프랑스 출신 총재라는 점에서 금융시장에도 안도감이 퍼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ECB가 추가 금융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총재에 오르는 라가르드가 한정적인 완화 수단으로 어떻게 경제를 회복해 나갈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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