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이 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내년 3월까지 감산을 연장하기로 합의했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OPEC과 비OPEC 산유국, 즉 OPEC 플러스(+)는 양측의 협력 관계를 정례화하기로 결정하고 6월 말이었던 감산 시한을 2020년 3월 말까지 9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감산 규모는 하루 평균 120만 배럴로 동일하다.

CNBC와 CNN 등 외신은 OPEC 플러스가 국제유가 상승을 위해 생산량 감축을 연장키로 했다며 “세계 경제 둔화 우려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와 산유국의 결속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세계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되는 무역분쟁이 이어지면서 유가 향방이 불투명하다”며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를 주시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며 원유 과잉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OPEC 플러스의 감산 연장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날 국제유가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4.8%(2.84달러) 하락한 56.25달러에 장을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9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4.09%(2.66달러) 떨어진 62.40달러에 거래됐다.

주요 외신은 감산 합의에 동참하지 않는 미국이 원유 생산을 늘릴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 등 중동 정세 악화로 원유 부족 상황이 초래되면 일시적으로 공급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미국의 나홀로 방침으로 OPEC 플러스의 감산 연장이 대폭적인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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