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철강·알루미늄 관세폭탄에 원재료비 상승
EU 31% 관세 적용 시 경영 차질 불가피
뉴역증시서 할리 주가 2.7% 하락

미국을 대표하는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 데이비드슨이 EU의 보복관세 발동에 생산 공장 이전을 결정했다. 미국의 일자리 창출·제조업 부활을 주장하며 보호무역주의를 펼치는 트럼프 대통령 정책에 미 제조업이 해외로 유출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유럽연합(EU)의 대미 보복관세가 발동되자 미국 오토바이 업체 할리 데이비슨이 유럽 수출용 생산 공장을 해외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할리 데이비슨은 25일(현지시간) EU가 오토바이 수입 관세를 25% 추가 부과하면서 6%였던 관세가 31%로 늘어났다며 공장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할리 데이비슨의 경우 매출액의 16%를 EU가 차지하고 있어 미국발 무역 갈등이 미 제조업의 해외 유출을 초래하는 사태가 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폭탄으로 원재료비까지 급등하고 있어 여기에 관세까지 더해질 경우 경영 자체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회사측은 EU가 22일 발동한 관세 영향으로 한 대당 2200달러(약 245만원)의 비용이 상승하지만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없어 이전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생산 이전에는 9~18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며 회사는 올해 3000~4500만 달러로 추정되는 추가 관세 부담을 자체적으로 부담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미국의 관세폭탄에 7월 1일자로 보복관세 부과를 경고했던 EU는 시기를 앞당겨 지난 22일 미국에서 수입되는 28억 유로(약 3조5200억원) 규모 제품에 보복관세를 적용했다.

 

EU집행위원회는 총 64억 유로 규모의 미국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며 일단 철강·알루미늄 제품과 함께 할리 데이비슨, 버번 위스키, 리바이스 청바지 등 미국을 상징하는 제품과 농산물 등에 1차적으로 25% 관세를 부과했다.

 

나머지 36억 유로는 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의 수입제한을 규정 위반으로 판결한 이후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국의 수입 제한으로 대미 수출이 막힌 외국산 철강이 EU에 덤핑으로 유입되는 것을 우려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미국발 무역전쟁 우려로 하락 출발한 뉴욕증시에서 할리 데이비슨 주가는 2.7% 하락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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