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기업 대미투자 제한 조치와 IT 유출 강화 검토 소식이 전해지며 뉴욕증시가 급락, 공포지수가 급등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기업 대미투자 제한 조치와 정보기술(IT) 유출 강화 검토 소식에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현지시간 25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28.09포인트(1.33%) 하락한 2만4252.8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 하락은 미국의 대미 투자 제한 등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중 무역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경계감이 퍼졌기 때문이다. 투자자 매도가 잇따르며 다우지수는 5월 초 이후 1개월 반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전날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자본이 25% 이상인 기업의 대미 투자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IT 등 첨단기술 유출도 규제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중 갈등이 세계 경제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트위터에서 대미투자 제한 조치가 중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혼돈을 야기했다. 므누신 장관은 “투자제한 조치는 중국을 특정한 것이 아니라”며 “미국의 기술을 훔치려는 모든 국가에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IT기술 유출 규제 방침으로 반도체 관련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반도체 대기업의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인텔·마이크론 테크놀로지·퀄컴 등 반도체 관련주가 매각,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1%나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한때 50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지만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CNBC에서 “대미 투자제한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며 하락폭을 줄였다.

 

백악관 통상정책을 담당하는 나바로 국장 발언에 다우지수 하락은 일단 멈췄지만 미국의 통상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하루만 전 거래일보다 26.80% 급등하며 17.46을 기록했다.

 

알파벳(구글)·페이스북 등 시가총액 거대기업 주가가 하락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0.81포인트(2.09%) 하락한 7532.01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2717.07로 37.81포인트(1.37%) 떨어졌다.

 

개별 종목에서는 미국 IT업계를 선도하는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 등 ‘팡’(FANG) 주가 각각 2.6~6.5% 동반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타임워너를 인수하며 주가 상승세를 탔던 AT&T는 온라인 광고회사 앱넥서스를 인수하며 아시아·태평양, 유럽, 남미 등으로 온라인 광고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유럽연합(EU)의 대미 보복관세를 피하기 위해 생산거점 일부를 미국에서 해외로 이전한다고 밝힌 할리 데이비슨 주가도 6% 하락했다.

 

반면 크래프트 하인즈가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전해진 캠벨수프는 9.4%나 주가가 급등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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